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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문화의 힘을 외치다대전충남민예총 조성칠 사무처장을 만나다
허보영 기자 | 승인 2013.10.01 11:03|(1071호)

   
 
   대학 문화, 청소년 문화, 한류 문화 등 우리는 여러 문화에 익숙하다. 한식 문화가 세계를 매료시키고 K-Pop이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졌다. 이처럼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서로 교류하고 공유함으로써 고유한 의미를 갖는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문화는 지역 혹은 국가마다 나름의 색채를 가지고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 가운데 지역 문화 운동이라는 작은 변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이 있다. 바로 대전충남 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민예총)의 조성칠 사무처장이다.


   탈춤으로 시작한 문화운동
   조성칠 사무처장은 민주주의가 억압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대학에 들어간 그는 탈춤 동아리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그 당시 대학가는 경찰을 상주시키는 등 정권의 통제가 많아 운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탈춤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경찰의 통제 때문에 어려웠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탈춤뿐만 아니라 마당극·풍물놀이·민요 채집 등의 활동도 했다. 이런 일련의 문화 활동을 하면서 억압된 현실 속에서 사회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세상이 좋아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문화운동계는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그만의 소신을 덧붙였다.
   현재 우리는 1970~80년대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가능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의 피폐한 감성과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올바른 문화를 위해 예술을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문화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 출발역인 것이다. 그는 “문화라는 것이 굉장히 아득한 존재라 사람들이 연극 하나 본다고 세상은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그 연극 한 편을 위해 한두 사람이 모이고 단체를 결성해 결국 민예총과 같은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단체까지 설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혜성처럼 등장하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예총은 여러 문화 운동세력을 결합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군사독재 시절은 정권을 향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 탄압을 받던 시대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계는 폭압적 정권에 순응하지 않고 시·노래·탈춤·마당극·판소리 등으로 저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칠 사무처장은 “당시 꽉 막히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표명해야 했다”며 “언론도 막혀있고 정치적 탄압과 구금이 횡행하던 시대였기에 시를 쓰거나 그림, 노래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지배층에 저항하는 문화적 담론은 자연히 제도권 바깥에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6월 항쟁 이후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파편화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점점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조 처장은 “문화단체가 조직화되면서 자유롭게 노래도 부르고 연극도 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문화계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성숙해졌고 문화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후 문화예술계만의 진보적 목소리를 내며 서울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그 영향력을 더욱 넓혀갔다.

   사회를 향한 물음표를 끊임없이 던지다
   현재 그는 어떻게 문화운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답을 찾는 과정에서 1980년대의 문화와 다른 색다른 대안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주로 정치적 자유를 외치던 예전과 달리 능동적인 관점에서 시민이 주체가 돼 문화를 만드는 진보적 문화운동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조성칠 사무처장은 “지금은 변화된 시대에 발맞춰 정치·사회·예술적인 문제제기나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그에 필요한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그동안 4대강 환경파괴에 관한 작품전시 및 설치미술 등을 해왔고 갑천 환경오염 반대와 월평공원 살리기 운동으로 숲속음악제 등 행사를 개최했다. 그는 “작은 일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극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문화예술 교육사업, 공연기획 사업 등 대시민 활동도 진행 중이다. 열악한 마을의 어린이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문화란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작은 곳에서 시작하는 풀뿌리 문화가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후된 지역에 불어넣은 새 생명
   최근 조 처장은 원도심의 황폐해진 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의 존재 가치를 확립하고 커뮤니티를 결성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돌입했다.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은 뉴타운 사업과는 다르게 지역에 문화 재생 에너지를 불어 넣어 환경을 탈바꿈 시키는데 주된 목표를 두고 있다. 그는 문화예술로 마을이 바뀌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결국엔 주민들의 삶도 달라질 것이라며 희망에 차 있다.
   하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조 처장은 “주민들이 문화를 접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 직접 체험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영화나 그림 등 문화에 친숙한 방법으로 다가가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남의 문화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화를 바꿔갈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조금씩 문화적 자극을 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문화운동을 이끌어갈 사명의식과 소명의식을 갖는 인재가 부족한 상태다. 민예총에서 일하는 분들은 전업인 경우가 많지 않아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화운동에 대한 청년들의 도전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문화로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다
   건강한 사회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해 문화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성칠 사무처장은 “앞으로는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문화가 시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우리 각자’가 주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양성이 죽으면 문화가 죽는 것이고, 문화가 죽으면 이 사회가 죽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문화를 담을 것인가, 어떤 예술을 내놓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유 또한 예술과 지역주민의 결합에 있다. 그는 “주민의 감성과 예술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고유한 지역문화를 형성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처장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봉사 개념이 아니라 누군가는 문화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며 “그 일에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과 가까운 시민 공간에서 만든 각양각색의 작은 문화, 진정한 풀뿌리 정신으로 얽힌 지역사회 그리고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고 화합되어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조성칠 사무처장의 그 목표처럼 문화주체인 우리가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작지만 특색있는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보는 건 어떨까.


글 /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사진 / 양희원 기자  hwyang@cnu.ac.kr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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