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일 기준, 2013년 2월 졸업자와 2012년 8월 졸업자 대상

   최근 교육 환경이 달라지면서 정부는 고등교육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 교육부는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을 발표했고, 부실한 대학 수를 대폭 줄이기 위해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출범했다. 또한 ‘지방대학 육성방안’까지 발표된 현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우리학교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 평가 방식 변경, 정성적 평가도 반영키로
   정부는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에서 기존의 대학 평가 요소였던 정량적 평가(▲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전임교원 확보율 등)에서 나아가 정성적 평가(▲대학의 발전의지 ▲잠재력 ▲교육의 질 개선 등)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정량적 평가를 이용해 국가사업과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정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 지표율을 높이려고 인문·예체능계열 학과를 통·폐합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대학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렇듯 대학에서 인문학이 쇠퇴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대학 평가에서 정성적 평가를 추가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정량적 평가에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던 취업률 항목에서 인문·예체능 학과를 제외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대학교육의 질을 반영하는 정성적 평가를 병행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취업률 49.2%, 정량적 평가 여전한 영향력
   이처럼 정부는 대학 평가에 정성적 평가를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정량적 평가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대학은 국가사업 등을 통해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데 정량·정성적 평가에 의해 국가사업 선발이 결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및 지역선도대학 육성 사업 선정 시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정량적 지표의 지속적 관리도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9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2013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DB연계 취업통계」에 의하면 우리대학 취업률은 49.2%로 집계됐다. 졸업자 수 3000명 이상인 ‘가’그룹에 속한 우리학교는 32개교에서 29위로 하위권에 그쳤다. ‘가’그룹의 평균 취업률은 55.0%이며 성균관대(69.3%), 고려대(69.1%), 서울과기대(67.2%), 연세대(64.2%) 순으로 높았다.
   우리학교의 이 같은 낮은 수치는 대기업 위주의 입사 지원과 공무원·전문직 시험의 응시로 인해 졸업 후 준비 기간이 길어져 나타난 현상이다. 심성석 취업지원과장은 “주변 연구 단지나 유망 중소기업 등 지역 우량기업이 채용을 원하지만 학생들이 가지 않는 요인이 있다”며 “중소기업의 공급 요구에 비해 학생들의 눈높이가 맞지 않고 특히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인원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대외적인 고용시장의 악화도 이번 취업률 지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심성석 취업지원과장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대기업·금융권 등 주요 회사의 채용 인원이 하락하는 추세이며 하반기도 이와 같은 고용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일부터 시작한 올해 하반기 주요 대기업·공기업 공채에서 채용 인원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이에 대해 심성석 취업지원과장은 “앞으로 취업 지도 방향을 변경해 각 학과의 특색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창업과 관련한 프로그램도 새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현규 취업지원총괄팀장은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대기업 등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선 저학년부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가사업 일부 부실, 개선책 찾아 실천해야
   현재 국가사업은 교육·연구·산학이라는 세 가지 기본 틀에 의해 진행 중이며 정부는 지방대학 발전을 연계한다는 구상 아래 ‘지역선도대학’을 육성할 계획이다. ‘지역선도대학’은 교육(ACE 사업), 연구(BK21플러스 사업), 산학(LINC사업)부문 등의 정부재정 지원사업 성과와 학교 역량을 통해 선발된다. 특히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산업과 연계한 지방대학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혀 우리학교 또한 앞으로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현재 진행 중인 국가사업에 부진한 성적을 갖고 있다. 산학 부문인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에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매년 성과에 대한 연차평가를 실시해 사업비를 차등 지원한다. 기술혁신형(14개교)에 속한 우리학교는 지난 5월에 있던 평가에서 ▲매우 우수 ▲우수 ▲보통 중 ‘보통’의 평가를 받았다. 이는 부경대, 영남대, 조선대와 함께 최하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기술혁신형 학교 평균 지원액인 50억 원에 비해 14% 낮은 43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번 연차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에 대해 이영우 LINC사업단장은 “정량평가 요소인 성과지표의 기준 값에 비해 목표 값이 애초에 높게 설정돼 달성도가 미진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학교가 2012년 사업 초기에 준비 기간이 부족해 평가 요소인 학생들의 현장실습이나 캡스톤 디자인 이수 비율이 낮아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영우 LINC사업단장은 “현재 문제점을 파악해 많이 개선된 상태”라며 “비상체제에 들어가 상황을 호전시키려 노력하고 있고 산학협력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부문의 BK21플러스 사업 미래기반창의인재양성형에서 우리학교는 4개 사업단과 8개 사업팀이 선정됐다. 총 39억 5100만 원을 지원받게 됐으나 이는 다른 대학과 비교해 (▲서울대(385억) ▲고려대(223억) ▲경북대(136억) ▲전남대(70억) ▲전북대(62억) ▲충북대(58억))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이에 서동일 산학협력단장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학원의 연구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연구 분야 활성화를 위해 교수 연구 지원 등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며 “대덕연구단지, 세종시 등 제반여건을 활용한다면 앞으로 연구 분야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육 부문인 학부교육선도대학(ACE) 사업에서 우리학교는 사업이 시작된 2010년 이후로 선발되지 못했다. 김정겸 기초교양교육원장은 “현재 평가항목인 학교 역량 70% 부문과 선진화 계획 30% 부문 결과, 일부에서 학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했다”며 “학부 교육 내실화를 위해 역동적 변화를 끌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기초교양교육원은 내년에 변경될 교양교육과정에서 학생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할 계획이다. 그는 “비록 ACE 사업에 선발되지 못했지만 큰 틀에서 학부 교육을 내실화한다면 사업 자체는 부산물로 따라 올 것이며 이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구성원 3주체 노력 필요해
   일부에서는 학교 구성원 간의 단결이 없었던 점을 우리학교가 상대적으로 하락세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학본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오랫동안 지속돼 온 학내 갈등이 주원인이 돼 분위기 자체가 궁극적 목표를 위해 단합되지 못하고 사분오열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국가사업 결과가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 단과대학 교수는 “최근의 하락세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분열한 결과”라면서 “진정한 대학 발전을 원한다면 파벌을 끝내고 구성원의 불만 사항을 서로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학교가 앞으로 발전하려면 평가 지표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학생은 자신의 실력을, 교수는 대학 교육 발전을 위해 연구능력을 키워야 하고, 학교는 정확한 상황 파악과 충분한 지원을 가능토록 해줘야 한다. 김정겸 기초교양교육원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선 구성원 일부의 일방적인 노력은 효과가 없다. 모두가 노력하는 주인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허보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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