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즐길 준비 됐는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눈 뜬 순간부터 영어와의 만남은 숙명이다. 비단 영어뿐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에게 외국어란 떼려도 뗄 수 없는 끈질긴 존재이다. 이런 우리의 외국어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영어교육과 황인태 교수가 아낌없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토익, 토플 등 학우들은 어학 공부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냄비 끓듯 살짝 끓어오른 학구열은 이내 접히고 마는데… 황 교수는 “외국어 학습은 반복적 연습이라는 지난한 과정이다. 그 힘겨움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분명한 목표와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목표 아래 단기간에 도달할 수 있는 세부 목표도 설정해야 한다. 자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학습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세상은 ‘영어공부 절대 하지마라’, ‘100문장이면 영어가 다 된다’, ‘3개월이면 영어 마스터’를 운운하며 영어 통달의 속성기법이 있는 것 마냥 떠들어 댔다. 일부 참고서나 학원에서는 특수비법을 익히면 영어 회화가 술술 나온다는 광고도 참 많았다. 외국어를 짧은 시간에 통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황 교수는 “우리는 대부분 어렸을 적부터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어 방송을 듣고 초·중·고 시절을 거쳐 대학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설득력 있는 말과 글에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마당에 10여 년간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 앞에서 한마디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황 교수는 “영어 공부는 농사보다 정직하다. 농사는 천재지변으로 망할 수 있지만 영어는 한 만큼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고, 이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아기들의 걸음마를 떼는 모습을 기억해보자. 일어났다 넘어졌다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어린 생명의 그 끈질김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우리에게 필요하단 얘기다. 
   허나 끊임없는 노력을 하더라도 일정 점수에 다다르면 그 이상으로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황 교수는 “성적표에서 취약했던 부분이나 기능을 확인하고 장기간의 체계적인 학습법을 강구해야 한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총체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가령, 문법이나 단어만 가지고는 영어 문장을 만들긴 어렵다. 그러나 단어를 통해 문장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법을 익히면 의미를 아는 수준을 넘어 표현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반드시 반복적 암기와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의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어학연수 또는 교환학생을 떠나는 학우들도 있을 터.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불어 닥칠 영어공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황 교수는 “외국어 학습에 있어 만고의 진리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사람들 앞에서 실수하는 것이 창피하고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자학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분석하고 되짚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때론 실수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그는 “어학연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신의 식견을 넓히는 황금 같은 기회다. 1년이라고 해야 매우 짧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으려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이제 한국의 이미지가 매우 선진화됐고 관심 있는 외국인들도 많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스스로 주눅 들어 자신을 가둬 놓으면 안 된다” 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역만리 먼 곳에서 아무래도 같은 학교 그리고 한국인이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황 교수는 “어학연수에서 만큼은 현지 학생들과 어울려야만 한다. 물론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센터를 방문하고 원어민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인태 교수는 “노력하는 사람을 당해 낼 재간은 없다. 영어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분명한 내적 동기를 부여해라. 그리고 많은 시간과 주의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과가 더디게 나타날지라도 낙담하지 말고 영어 공부를 즐겨보라”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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