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개선·학우 수요조사 필요해

 

   A학우는 수강신청을 위해 평소 잘 가지 않던 PC방에 갔다. 원하는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듣기 위해선 신청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신청해야 한다. 한 학기 동안 원치 않는 시간표로 생활할 생각을 하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A학우는 언제까지 이 치열한 수강신청을 계속해야 할까?
 

   우리학교 학우들 수강신청에 불편함 느껴
   현재 우리학교 통합정보시스템은 2010년부터 바뀐 시스템으로 시행하고 있다. 수강신청 사이트는 당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서버도 같이 바뀌었다. 그러나 많은 학우들은 현 시스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한꺼번에 서버에 접속하는 인원이 많아 장애가 일어나 접속조차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진현정(사회복지·1) 학우는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데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에 접속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권도윤(전기공학·1) 학우는 “모든 학우가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많은 학우들에게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학교 수강신청 방식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현 제도는 학년 별로 시간이 구분돼 있어 이로 인해 마지막 시간대 학년에서는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제한된다. 또한 교양필수 강의도 정원에 비해 수요자가 많아 필수 강의인데도 불구하고 듣지 못하는 학우가 발생한다. 이에 학사지원과 류철수 계장은 “보통 교양필수 강좌는 1학년이 듣는 경우가 많은데 재이수를 하는 고학년이 많아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강신청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강좌를 사고파는 일도 빈번하다. 지난 달 6일과 8일 사이트 ‘유니비’의 게시판에 강좌를 산다는 글이 확인됐다. 상대방이 강좌를 취소하면 그 자리에 바로 들어가는 형식으로 이미 학우들 사이에서 강좌 구매는 흔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시스템 부하, 수요조사 부족 원인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은 현재 우리학교의 수강신청 사이트 서버가 몇 천 명의 학우가 동시에 접속하는 것을 감당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원 한정숙 팀장은 “수많은 인원이 동시에 접속하면 시스템에 부하가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임시방편이지만 수강신청 기간에는 평소보다 서버를 하나 더 만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수요조사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학우들은 수강신청에 더 큰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강좌개설에 학우들의 의견은 반영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경상대의 모 교수는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면 수강신청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본부와 단과대에서 함께 노력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이지만 학생들이 강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 대학 다양한 방법 통해 수강 피해 최소화
   타 대학들은 이미 수강신청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행하고 있었다. 영남대학교는 예비수강신청제도를 이용해 학우들의 수요조사를 실시한 후 각 과에 문의해 정원을 늘리거나 분반을 하고 있다. 예비수강신청을 하면 본 수강신청이 바로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편리하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예비수강신청에서 강좌가 정원 초과로 차지 않는 경우 자동으로 신청돼 본 수강신청에서 수강신청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진다. 영남대학교 수업팀 박선주 팀장은 "예비수강신청을 한 학생은 본 수강신청을 하기가 더 편리하다. 학생들이 예비수강신청을 하면 본 수강신청 때 시스템 부하가 걸리지 않아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부산대의 경우 지난해 8월 학사행정용 데이터베이스 서버를 교체해 서버팜 네트워크를 고속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웹서버 가상화를 통해 기존의 서버 자원을 수강신청 기간에는 해당 서버에 집중 할당한 것이다. 그 결과 부산대는 약 3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수강신청기간에도 평상시와 유사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수요 조사와 서버 개선, 예산문제로 어려워
   우리학교도 학우들이 좀 더 편리하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정보시스템의 서버를 확충하거나 1회 접속인원을 제한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보통신원 한정숙 팀장은 “서버를 확충하면 시스템 부하가 조금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버를 확충하기엔 예산이 부족하다. 그는 “서버를 확충하면 유지, 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 1년에 두 번 있는 수강신청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요조사를 실시해 수요자가 많은 과목의 강의 수 혹은 정원을 늘리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해 강의를 개설한다면 초과 정원을 바라는 요구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학사지원과 류철수 계장은 “수요조사가 예비수강신청을 의미하는데 학생들이 두 번 수강신청을 하기에는 참여율이 낮고 수요조사를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예비수강신청을 하려면 시스템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데 이 또한 예산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글 / 사진 오주형 수습기자 jhoh24@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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