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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사회를 살리기 위한 참된 지식인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양해림 교수(철학과)를 만나다
최유림 수습기자 | 승인 2013.08.26 17:42|(1069호)

   
 

   지난 6월 26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이하 민교협) 충남대 분회 소속 교수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관하여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민교협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우리학교 철학과 양해림 교수(이하 양 교수)를 만나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1.최유림 기자(이하 최 기자): 민교협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양 교수
: 1987년에 만들어진 민교협은 대학과 사회의 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혁명대장정에 민교협을 비롯한 40여개 단체가 연대해서 일제고사 폐지, 특권학교 폐지 등 경쟁위주의 교육을 지양하며 교육민주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학술토론회, 정책토론회 등을 개최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이론적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지방자치시대의 공공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진상을 규명하는 데 매진할 것이다. 현재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달 31일 국정원 앞에서 서명자 전국교수대회를 열 계획이다.
 

   Q2.최 기자: 민교협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양 교수:
우리사회의 공공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공공성은 현대 국가의 가장 고유한 과제의 본질을 의미하며, 최근에는 다수의 사회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 만인의 필수 생활조건, 공동의 관심사, 세대를 넘어서는 영속성 등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민교협 회칙에도 명시돼 있듯이, 공공성의 관점에서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하고, 교육 민주화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3.최 기자: 우리나라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양 교수:
과잉경쟁이다. 물론 ‘경쟁’ 이라는 것은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서건 높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건 사람들은 경쟁을 하고, 경쟁의 결과에 따라 상이한 보상을 받는다. 모든 사회는 이러한 동기부여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경쟁이 과잉경쟁으로 치달아서, 경쟁이 갖는 고유한 합리성을 파괴하는 수준으로까지 치달을 때, 우리는 그것을 과잉경쟁 이라고 말할 수 있고, 그 경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교육경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과잉경쟁은 서로 간의 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만들고 이는 사회구성원들의 내면성을 파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쟁의 공정성까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과잉경쟁은 점점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한 참여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 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한국사회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중산층 가족의 경우 쓸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났다. 그런데 이 자원을 ‘올인’ 하듯이 자녀교육에 투자하게 되면서 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더욱 부도덕한 경쟁이 된다. 최근에 ‘부모의 연봉=토익점수=대기업 취직’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통계조사가 회자된다. 이것은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부의 차이가 이제 ‘교육을 통한 계급의 재생산’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Q4.최 기자: 민교협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양 교수:
민교협은 봉사의 개념이 강하다. 보람이라면 우리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해 함께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점이다. 민교협 공동의장 직책을 맡기 전 공동집행위원장 직책을 맡았던 적이 있다. 매일 들어오는 의제들 중 선별을 하여 소외된 계층을 위주로 대학사회의 성폭력 문제, 쌍용차 등 비정규직 문제 등 대학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일반적인 사회문제에서도 활동했다. 현장에서 부르면 연대발언, 농성, 단식투쟁까지 불사했다. 지난 6월에는 울산에서 열린 희망버스 행사에 참여했다.
 

   Q5.최 기자: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양 교수: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대선개입은 단적으로 말해 지금까지 우리가 일궈 놓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다. 4·19혁명,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으로 민중들이 힘겹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21세기에 권력자와 국가정보기관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 들어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은 우리의 헌법 1조에서 내세우고 있는 민주 공화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중대 사태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고, 국정원은 국가의 기밀사항이라 할 수 있는 NLL(북방한계선) 문서를 폭로하면서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사태의 본질을 호도했다.
   이에 민교협 충남대 분회 소속 교수들은 지난 6월 26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관한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간이 촉박해 민교협 소속이 아닌 더 많은 교수가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에 대해 국정원의 국정농단과 불법정치·선거개입의 진상을 명확히 밝혀내고 관련자 전원을 처벌해야 한다.
   국정원 사태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도 잘못됐다. 공영방송인 KBS, MBC는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 촛불시위를 보도하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에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이어가나 정치적 차원에서만 민주당에 초점을 맞춰서 잠깐 보도한 것이 전부다. 언론은 국민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Q6.최 기자: 국정원 사태에 대해 대학생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양 교수:
이번 국정원사태를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사람들은 대학생들이다. 서울대 학생들이 시국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 이후 교수, 시민단체, 종교단체들이 연이어 시국선언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대학생들의 비판정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건전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대학사회의 비판정신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


   Q7.최 기자: 우리 학교 총학생회에서 시국 선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 교수: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 학교에서도 시국선언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학생들 의견이 수렴되지 않아서 시국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 상임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 절차들을 가지고 의견을 결집해서 학생들에게 알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아직도 대학생의 비판 정신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 총학생회 기능을 좀 더 제대로 해 줬으면 좋겠다.
 

   Q8.최 기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양 교수:
요즘 취업난이 심각해 학생들이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취업전선에만 매진하고 있다. 대학사회의 순기능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양질의 취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학의 주된 정신은 비판정신이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비판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이러한 정신이 없다면 매사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인간이 될 것이다. 그런 사회는 죽은 사회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올바른 비판정신을 가졌으면 한다.
 

 양 교수는 인터뷰 도중 “우리 사회가 민주화됐다면, 민교협 같은 단체는 벌써 없어졌을 것이다. 아직도 민교협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민주화와 거리가 멀다는 방증이다”라며 우리 사회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죽어가고 있는 사회’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양해림 교수.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끊임없이 바른 목소리를 내는 양해림 교수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는 참된 지식인이 아닐까.
 

글/최유림 수습기자 hahayoorim@cnu.ac.kr
사진/양희원 수습기자 hwyang@cnu.ac.kr

최유림 수습기자  hahayoorim@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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