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정통성 논란은 필연이다.
책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하나의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묻는다고 한다. 뉴라이트의 역사인식,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독립운동, 북한 현대사, 식민지와 독재 시기를 아우르는 경제성장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시종일관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사실들을 부정하며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의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기도는 필자들의 동의 없이 수정한 교과서가 배포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결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일까? 뉴라이트가 집필한 이른바 새 교과서는 심의를 통과했고, 이 교과서에 김구는 테러리스트로, 5·16군사 쿠데타는 혁명으로 서술되어 있다.
정통성이란 피치자가 지배 권력을 승인하는 관념이다. 관념은 논리이기도 하고 심리상태이기도 하다. 작년 대선을 거치면서 전 국민이 알게 된 다카키 마사오. 그리고 최근 정국을 달구고 있는 국정원의 불법적인 선거개입은 현 정권의 정통성을 밑바닥부터 흔들고 있다. 일왕에게 견마의 충성을 맹세한 특급친일파의 후손이 국가기관을 동원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불법적인 선거공작을 통해 차지한 지배권력을 승인하는 관념이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지배 권력은 더욱 역사문제에 집착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논란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 되었다. 그리고 더 생각해볼 것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다. 대한민국은 건국 65년의 신생국가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공동의 언어를 사용하고 역사적 배경을 가진 민족의 역사는 수 천 년에 달한다. 정통성 논란이라는 지배와 피지배의 언어와 관념을 넘어 민족과 국가에 대해서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는 것도 청춘들에게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김선근 대학원생 기자 kmunjang@gmail.com
김선근 대학원생 기자
kmung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