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장은 민주화 사회건설

-대전교도소 농성장을 찾아
 
   지난달 25일 대전교도소 면회실에는 「양심수석방」「인권보장」등이 적힌 머리띠와 피켓을 든 20여명의 어머니들의 절규와 몸부림이 가득했다. 『이 추운 날씨에 수갑을 채워, 담요 한 장 안주고 얼어 죽으라고 창문까지 열어 놓으냐! 이 나쁜놈들아!』, 『아이고! 우리 자식 살려내라!』라며 가슴 답답함을 풀길없어 벽을 치고 면회창틀을 맨손으로 뜯고만 있었다.
   18일 교도소 측에서 예배당 집회때 4동 양심수들이 일반 재소자들에 대한 종교 및 시청각 교육의 자유를 요구하며 입방을 거부하자 징벌방에 감금하였고 이 소식을 접한 4·16동 양심수가 환방을 요구하며 19일 저녁부터 단식에 돌입했으며, 역시 징벌방에 분산 감금되고 농성을 계속하였다.
   교도소측은 전원 35여명을 뚜렷한 이유없이 18일간 면회를 제한하고 조사한다는 이유로 격리 수용하고 징벌방의 경우 담요를 주지않고 사지를 묶어 놓았으며 창문을 개방시키는 등의 일을 자행하였다고 한다.
   대전교도소는 장기수와 중구금자가 많다는 이유로 양심수에 대한 인권 탄압과 정치적 탄압을 자행하는 인권의 사각지대로서 지속적인 지탄이 되어온 터이며 이에 양심수의 상황은 어느 지역보다도 열악하다.
   재소자는 △19일 이후 자행된 불법감금철회, 환방 조치와 인권탄압에 대한 최우섭 소장의 사과 △강제삭발집행, 진료거부, 면회제한, 서신 문제등의 일방적 조치 강행과 재소자의 진료권 거부등 △지금까지 자행된 인권유린에 대한 반성과 차후 권리보장, △비인간적 행형법 개정, △대전 교도소내 양심수 사동 설치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위의 관철을 위해 최소한 20일 단식결의와 그안에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때에는 물마저 끊는 파상단식투쟁을 강행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번 대전교도소 사태는 그간 교도소측에서 자행해온 인권유린과 정치적탄압에 대한 항의로 인권회복을 위한 전면, 장기적 투쟁이며, 교도소측은 교도행정에 대한 양심수의 요구와 이해를 원천봉쇄할 계기로서 맞서는 첨예한 대립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내 투쟁이 19일 김학원(동의대·85)씨가 면회 시 소내의 상황을 전하는 도중 강제로 교도관에게 끌려갔고 이후 면회금지를 자행, 소식을 듣고 온 민주화실천 가족협의회(이하 민가협<의장:유근선>) 회원과 대전지역 민민단체와 민중당은 재소자와 면회도 금지된 채, 사온 연탄마저 빼앗긴 추운 민원실을 점거 항의, 동조 농성을 계속했다.
   25일 농성 중 경교대의 폭압적 진압으로 2명의 어머니가 실신, 황인성(민중당원)씨가 온몸에 구타를 당했다. 89년 목포 참세상 청년회의 이적단체구성혐의로 복역중인 박찬식씨의 누나는 『어린 자식을 집에 두고 농성한지 일주일이 넘는데도 아무런 협상태도가 보이지 않아요. 이간관계가 이래서는 안되는데 말입니다』라며 분노를 토로했다.
   교도소측은 계속 면담요청을 거부하다 언론 보도 확대와 지원 투쟁-「대전교도소 양심수 탄압규탄」 집회가 상정되었음-이 지속되자 27일 비로소 가족대표1인, 민가현 대표 2인과 재소자 신형록(사노맹관련·동의대)외 2인으로 구서오딘 협상대표와 함께 실질적 면담에 응하였다.
   오후 7시경 요구사항의 완전관철과 협상이 타결되어 그리웠던 가족들이 오랫만에 자유로운 면회를 하고 전국 민가협 회원들은 힘찬 발걸음으로 귀경하였다.
   이번 대전교도소 사태는 교도소가 그 자신이 내걸고 있는 재소자의 교화와 사회복지를 위하여 존립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지배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권력의 한 양식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의 폭력적, 반민주적 성격이 그대로 농축되어 폭력과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전교도소 양심수의 투쟁은 교도소내 곪아 있던 치부를 치료한 계기이며, 이후에도 반민주악법인 행형법의 전면 개정과 교도관의 폭압적 관료작태를 타파해내야 하는 전초로의 자리매김이다.
   교도소 내의 투쟁과 밖에서의 전국 민가협과 민민세력의 결집된 투쟁으로 승리한 이번 대전교도소 인권회복 투쟁은 단결되 ㄴ민주세력의 역량으로 인권보장의 민주화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김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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