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억압 공안통치로 정권유지

  민민운, 편파보도 분쇄ㆍ조직적 대응력 필요

  Ⅰ. 머리말

  「적」과 대치한 것과 같은 「전쟁」을 방불케하는 학생시위에 대한 경찰의 초강경대응은 89년 봄 공안정국이후 학생, 노동자들과의 정면충돌을 필연적으로 야기시켰다. 시위현장속에서 학생들의 부상자는 계속해서 늘어만 갔고 부상의 정도도 가벼운 타박상을 넘어서서 전경들의 방패와 직격탄에 의한 「실명」「대뇌함몰」급기야는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의해서 목숨을 잃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아마도 온 국민들이 강경대군 타살의 비보를 듣고서 현 정권의 폭력성에 울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정말 저럴수 있을까? 경찰의 임무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인데 도리어 도망가는 학생을 따라가 잡아놓고 쇠파이프로 때려 죽이다니! 이것이 폭력배나 할 수 있는 짓이지 어찌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이라 하겠는가. 이는 필시 현 정권이 폭력정권이 아닌 이상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현 정권의 그들의 정권유지가 폭력에 의하지 않고서는 존립할 수 없는 폭력정권임을 확연히 인식하였다. 이는 5월4일, 9일 이후로 강경대군 타살과 학생들의 분신자살에 대한 전국민 평화시위에서 전경들이 시위진압을 위해 시위군중에 대해 직격탄을 쏠 때마다, 백골단이 몽둥이로 학생들을 때릴 때마다 주위의 시민들이 몰려 들어 전경과 백골단에 욕을 퍼붓으며 『저 놈들이 또 학생들을 죽인다』고 소리를 지르며 학생들을 보호하는 상황들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다.

  Ⅱ. 몸말

  강경대군 타살이후 요 며칠간의 시위속에서 전국적으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직격탄과 몸둥이 그리고 방패등에 의해서 부상을 입었다. 5월2일 현 정권은 실무당정회의에서 「백골단 해체」「전경대설치법개폐」절대불가 방침과 평화시위에 대해 불법집회니 폭렵집회니 하면서 더욱 더 강경대처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른 4명의 학생분신이 잇따르고 전국민 시위가 있는 연후에도 노재봉국무총리는 9일 국무회의에서 「폭력시위, 집단행동에 대해서 강경대처」하라는 지시를 재삼 강조하였다. 또한 그는 이어 「시위학생들의 죽음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빌미로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등 국민합의에 기초한 민주헌정 질서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저들이 말하는 국민의 뜻이라는 것은 그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떠다 붙일 수 있는 그런 것이며, 그들이 말하는 사회안정이나 질서는 무차별하게 쇠파이프로 학생, 노동자들을 때리고 직격탄을 쏘며 방패로 찍고 해야만이 올 수 있다는 것인가, 또한 저들이 그렇게도 자주 떠드는 정통성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5공에 대한 청문회와 광주진상 규명에서 현 정권이 진실을 밝여내고 완전한 5공청산보다 진실을 은폐하고 5공을 보호하면서 스스로 그들이 5공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보였다. 더구나 5공이 80년 광주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광주시민의 죽음위에 들어선 폭력 정권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6.29라는 허울로 국민들을 속이고 들어선 6공이 5공과 같은 폭력 정권임을 자명하지 않는가? 정말로 그들에게 어떤 정통성을 부여 할 수 있단 말인가?
  한편 공안담당세력들은 학생들의 분신과 죽음의 배후를 캐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심지어 분신을 조장하는 조직이 있다고까지 서슴치 않고 발표하고 있다. 정말로 어떻게 이런 생각들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직접 묻고 싶다. 하기야 지난 5월7일 오후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씨의 시신을 25센치 두께의 벽을 뚫고 들어가 유족들까지 끌어내고 강제부검을 한 저들이 무슨 말인들 못하랴.
  일부 언론에서는 시위현장에서 화염병과 최루탄의 악순환을 「양비론」으로 매도하고 있다. 또한 교수들의 시국성명서와 철야 농성이 학생들을 부추긴다고 보도하는가하면 공공연히 학생들의 분신이 생명경시 운운하며 분신을 매도하고 있다. 우리는 6.29이전의 언론이 제도권 언론으로서 정권을 옹호하며 편파적인 보도를 자행해왔던 것을 잊지않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언론이 다시 그때의 악몽을 재현하고 있다. 서기원사장의 퇴진운동이 정권의 폭력에 의해 좌절되고, 연인어 언론노조에 대한 계속적인 탄압과 방송악법의 통과등에서 볼때 현재와 같은 언론사들의 작태들은 필연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일련의 학생들의 분신에 의한 전국민적 분노와 현정권에 대한 불신이 일시적 감정에 의한 것이라 보지 않는다. 물론 현 정권은 매번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가라앉거나 잊혀질 것이라 보고 현재의 상황만 잘 진압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로 나오고 있다. 이는 분명 엄청난 오판임에 틀림없다. 역사에서 많은 정권이 국민들은 힘을 얕보고 국민들 앞에서 전혀 사죄나 개혁의지 등을 보이지 않았을 때 엄청난 역사의 대격변을 맞아야 했었음을 현 정권이 알았으면 한다. 이는 현 정권이 6.29선언이후 민주개혁과 선거공약들이 퇴색되거나 사라지면서 그들의 국민들에 대한 기만과 폭력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 결과이며, 그리고 3당야합에 의한 민자당의 출범이후 정치의 부도덕성과 부패는 재벌비호민생파탄, 수서비리, 공직자 뇌물수수, 집가폭등과 물가폭등, 페놀사건 등등의 사건들을 조장하였으며, 공안통치의 불법적 자행은 민민세력의 탄압과 학생, 노동자들의 희생을 낳은 것이다.

  Ⅲ. 맺음말

  현 정권은 앞으로도 민중억압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들의 정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공안통치를 통해서 민민세력을 한층 더 높게 억압을 자행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계속해서 제2, 제3의 강경대군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과 같다.
  이와는 반대로 현재 고양되고 있는 전국민적 민주화에 대한 분출은 계속 지속될 것이다. 또한 현재의 상황은 앞으로 전개될 5월, 6월투쟁속에서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현재 상황이 이제부터 계속 하강국면을 맞이할 것이라 전망하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어떤 사람은 이 상황이 계속 고양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그 어누구도 이 상황을 명확하게 전망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현 민민세력이 지금의 상황을 힘있게 추동해내지 못하는 것은 이번 상황이 우리에게 아주 유리하게 다가온 것에 대해 이를 준비할 시간적 여력이 적었다는 것과 그동안 민민운동 내부의 분열과 현 정권의 집요한 탄압에 의한 조직의 약화에 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상황속에서 사회각계각층에서 보여준 신속성과 조직적 대응력은 민민운동의 꾸준한 발전의 결과이며 전체 변혁운동은 자엽적인 운동에서 벗어나 모든 부문운동이 제 몫을 충분히 담당하는 속에서 사회 전반에 걸친 운동의 확산으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번 집회에서 학생운동은 물론이고 민민운동은 많은 역량들을 보강하면서 단일한 대오를 형성하며 5ㆍ18과 6월투쟁으로 이어지는 유리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의식에 걸맞는 민민운동으로 견인해 낼 것이다.
  이제는 우리들의 투쟁여하에 따라 상황은 빠르게 또는 느리게 전개될 것이다. 오직 선택만이 남았다. 5~6월은 우리에게 힘찬 전진을 위한 제반 여건을 충분히 제공할 것이다. 이제 우리 운동이 발전 여부는 상황에 있지 않고, 우리의 투쟁의지에 달려있다.

  이성규(경제ㆍ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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