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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의 공간 '충남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충좋사 운영자 이솔(경영ㆍ3) 학우를 만나다
송민진 기자 | 승인 2013.06.03 15:08|(1068호)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본 그 남자, 도서관에서 스쳐지나간 그 여자를 찾는 곳, 교양수업 정보를 나누는 것부터 물건을 사고파는 일, 학교와 일상에 대한 소소한 대화부터 묵직한 대화까지 참 많은 것들이 이뤄지는 커뮤니티가  있다. 학우들에게 너무 익숙한 곳, 바로 다음 카페 ‘충남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하 충좋사)이다. 학우들의 활발한 소통의 장이 된 충좋사를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kynoA라는 닉네임의 주인공, 운영자 이솔(경영·3) 학우를 만났다.

  “운영자라면 적극적인 의견 수용은 필수”
  그는 2008년 충좋사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에는 회원 등급을 조정하는 정도의 역할만 맡았다가, 2011년 전 운영자였던 친구의 부탁으로 운영자를 맡게 됐다. 그는 운영자가 되면서부터 회원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시작했다. 충좋사의 3만 8천 회원 중에는 물론 학우들이 대부분이지만, 외부인들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 내부에서 논의돼야 하는 일에 외부인이 개입할 수 있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 관리는 회원 관리부터 디자인, 의견 수렴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그는 처음 운영자를 맡았을 때 거의 하루 종일 카페 관리에 매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카페가 안정되고, 회원 간에도 어느 정도 체제가 잡히게 되면서 투자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됐다. 그는 “문제가 될 만한 글들에 정당한 비판이 따르자 글쓴이가 자진삭제를 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정능력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충좋사의 탄생 의도는 호감을 갖게 된 이성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백마게시판이나 CNU Story보다 활성화되며 어느덧 대표 커뮤니티의 성격을 띠게 됐다. 현재 충좋사는 다음에 개설된 여러 대학들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카페 시리즈 중에서는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충좋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면 1년에 2천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외부 업체와 활발한 제휴를 맺음으로써 들어오는 각종 상품권과 수강권들은 이벤트를 통해 모두 학우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현재 충좋사에서는 이런 제휴를 통한 선물 뿐 아니라 랜덤소개팅을 비롯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 아이디어들은 모두 그가 혼자 기획하고 추진한다. 제휴와 후원을 통한 이벤트들은 스스로 유치해 오는 것들이다. 한편 랜덤소개팅은 2011년도 축제에서 기획됐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충좋사에서 지속하게 된다면 카페 취지에 더없이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랜덤소개팅은 현재 학우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외롭게 캠퍼스를 거닐던 학우들의 청춘에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이렇게 카페를 살뜰히 꾸리고 있는 그는 처음부터 백점짜리 운영자였던 것이 아니다. 그는 “초반에는 운영에 강압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로 인해 학우들의 많은 반발에 부딪혔던 적도 있고, 스스로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는 “이제는 카페도, 스스로도 많이 안정됐지만 당시에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예전처럼 게시글을 일일이 규제하지는 않는다. 지금 충좋사는 스스로 질서를 세워 가며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예전과는 달리 댓글에 욕설이 있어도 “그럼, 욕을 들을 일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글을 내버려 두게 됐다.
  또 그는 “커뮤니티라면 운영자는 모든 의견들을 충분히 피드백하고 요구 사항들을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한 일처리에 관련된 글에 다른 행동이나 규칙을 요구하는 댓글이 달리면 다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초기에는 채팅방을 열어 회원들과 새벽까지 카페 운영에 대해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한편 ‘자체적인 정화’를 강조하는 그지만, 현재 충좋사에서 정치 관련 글은 규제되고 있다.  “열린 커뮤니티기에 정치글도 자유롭게 허용하려 했지만, 시사게시판을 운영해 본 결과 해당 게시판 이용자들의 마찰이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논의 끝에 시사게시판은 사라지게 됐다. 민감한 사안을 담은 정치 관련 글들은 커뮤니티 분위기를 흐리는 등의 부작용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최근에 개설된 일반고민상담 게시판은 익명게시판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다. 그는 “익명게시판은 필요하지만 관리가 너무도 힘든 계륵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충좋사, 경상대 학생회… 매일 학우와 함께해 
  현재 충좋사는 그와 또 한 명의 운영자, 그리고 글을 읽으며 도움을 주는 열 명의 학우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운영자들을 모집했지만 대부분 2개월 정도 일하다가 개인사정 등 여러 이유로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학교 커뮤니티를 운영하려면 카페와 학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와 학우들을 좋아하고, 그래서 모든 것들이 상생하며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마인드가 충좋사를 이끌어가게 했고, 또 그는 이 일이 주변인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충좋사 운영을 비롯해 본인이 움직이는 모든 일들은 ‘학우 중심’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지금 경상대 학생회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기획국장을 맡았다고 한다. 충좋사를 운영하며 ‘학우들과 나누는’ 일의 가치에 대한 깨달음이 오늘의 그를 만든 셈이다.
  카페를 운영한 지 어느덧 3년차,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그는 황당했던 기억을 꺼냈다. 충좋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서 받은 수강권이 백마게시판에 ‘매물’로 올라왔을 때다. 또 랜덤소개팅에 나온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벽에 술에 취한 채 그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한 학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참 참여자들이 많았을 때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그 이후 번호까지 바꾸게 됐다.

  “운영자 없이도 잘 돌아가는 충좋사 만드는 게 꿈”
  그는 처음부터 ‘오프라인으로 뻗어나가는 카페’를 지향했다. 그는 “충좋사에 달린 배너를 보면 학생기업도 있고, 취업지원과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서 학우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학교와 가까워질 수 있는 구심점이 되고자 한다.
  그의 또 하나의 이상은 충좋사가 운영자 없이도 스스로 잘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또 학교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학우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카페를 학교든, 자치기구든, 어디에도 넘겨주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충좋사가 학우들의 자유로운 비판이 보장되며 견제와 중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용자인 학우들에게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학우들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운영자 지원 등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충좋사의 발전 방향은 본인이 설정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충좋사를 대변하는 건 학우들이 충좋사에 올리는 글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운영을 해 나가는 사람일 뿐, 충좋사는 그의 간섭 없이 학우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대화하며 커가는 곳이다. “더 양질의 이벤트를 실시하는 일 등은 할 수 있지만 충좋사를 만드는 건 학우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뭘 더 하고 싶냐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추운 겨울날 학교 쪽문에서 학우들에게 붕어빵을 구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우들을 위한 나날을 살고 있는 그의 마음가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모니터 밖의 세상에서 학우들을 잇는 끈이 되고 있는 충좋사, 그리고 충좋사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는 고마운 그다.

글/사진 송민진 사회부장
blossomydayz@cnu.ac.kr

송민진 기자  blossomydayz@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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