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는 인도음식 아니다?

사진 출처: 이와테 여행, KSANY, 은혜 짜장 선교단
  주변의 식당 간판을 보면 너도나도 ‘원조’라는 단어를 내세워 손님들을 유혹한다. 그 식당이 실제로 원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왠지 그 수식어가 붙으면 더 맛있는 집일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그러나 최근 상표권 제도가 등장하며 원조 분쟁이 증가했다. 직접 개발한 음식으로 영업을 하던 실제 원조 식당과 뒤늦게 같은 음식을 만들면서 상표를 등록한 또 다른 식당 간의 마찰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원조의 자부심과 매출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 원조싸움은 비단 식당뿐만 아니라 국가 대 국가로 번지기도 한다. 나라별로 대표하는 음식이 있지만 일부는 유래가 확실하지 않아 진정한 원조를 알기 어렵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초밥
  그 중 하나가 고급음식으로 분류되는 초밥이다. 사람들은 초밥하면 으레 일본이 원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시’를 보통 초밥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보존을 위해 시간을 두고 숙성시켜 먹기 위해 초밥을 만들어 먹었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신맛이 날 수밖에 없었다. 『맛의 전쟁사』 김승일 저자는 “생선을 재료로 한 음식이니 당연히 경상도 및 강원도 해안가 쪽 사람들이 많이 먹었다. 잡은 생선을 오래 보존해 먹을 수 있게 ‘젓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초밥을 만들어 냈던 것”이라며 “일본인들은 한자어의 ‘시다’는 뜻인 ‘산(酸)’자에다 한국어의 밥을 지칭하는 ‘이히’를 붙여 오늘날의 ‘스시’라는 말을 만들어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카레’라 부르는 ‘커리’도 인도 음식이라고 알고 있지만 정작 인도에서는 커리가 없다. 카레의 유래는 17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초대 벵골 총독인 워렌 헤이스팅스가 영국 동인도 회사의 사원이던 시절에 대량의 향신료 일종인 마살라와 인도 쌀을 갖고 고국으로 돌아온다. 이때 그는 마살라와 인도 쌀로 당시 영국에 존재하던 스튜의 조리방법을 적용한다. 그런데 클로스 앤드 블랙웰사라는 사람이 소문을 듣고 영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매운 맛을 죽여 세계 최초로 카레분말 개발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 분말에 고기와 야채를 조리해 쌀 위에 얹음으로써 현재의 카레를 만들었다. 따라서 카레의 원조는 인도가 아닌 영국이 되는 것이다.

  자장면, 한국음식인가 중국음식인가
  음식의 원조 논란은 자장면도 피할 수 없다.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다거나, 또는 있기는 있지만 우리나라 자장면과 다르다거나 하는 말다툼을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심지어 중국에 오랜 시간 거주했던 유학생이나 주재원들끼리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다.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의 김찬별 저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에도 자장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장면과 다르며 일부 지역에서만 먹는다.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끼리도 중국에 자장면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만큼 인기 있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어느 지역, 어느 길거리에서든 자장면을 팔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일부 지역의 일부 식당에서만 파는 음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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