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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백서가끔은 솔로들이 부러운 날
오수민 기자 | 승인 2013.05.06 13:51|(1066호)

   
일러스트 출처. 안뜰에봄
  행사의 달 5월이다. 각종 기념일로 넘쳐나는 5월이지만 그래도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기념일이 있다. 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만드신 어린이날, 부모님을 위한 어버이날, 스승의 사랑을 기억하는 스승의 날까지. 5월은 이렇게 부모님껜 그동안 말 못했던 감사함을 전하고, 은사님껜 꽁꽁 숨겨왔던 존경을 표현하는 훈훈한 달이다.
  그런데 우리가 5월 한 달 동안 기억해야 할 기념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리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오리데이, 연인에게 달콤한 키스와 장미 꽃다발을 안겨줘야 하는 로즈데이, 행여 연인이 스무살이라면 성년의 날까지, 챙겨야 할 기념일이 차고 넘친다. 더군다나 성년의 날에는 갓 스무살이 된 연인에게 선물을 세 가지나 줘야 한단다. 열정과 아름다움을 뜻하는 빨간 장미, 언제나 날 기억하고 바람 피지 말라는 의미의 향수,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는 뜻인 키스까지. 이 세 가지 선물을 받아야 진정한 성년이 된다고 한다. 세상에, 언제부터 이토록 많은 기념일을 기리고 선물을 챙기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기념일을 챙기는 정서 속에 자라왔다. 따라서 기념일을 챙기는 일에 익숙해져 있고 심지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까지 자리잡았다. 이런 우리의 정서가 시초도 알지 못하는 오리데이를 챙겨야 하는 오늘날 상황을 만든 것이다. 물론 오리농가에 일조가 된다면 오리데이 만큼은 큰 맘 먹고 오리를 먹어줄 의향은 있다. 그러나 유별나게 각종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이 내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라고 생각해보자. 과연 기념일을 챙기는 일이 달갑기만 할까? 왜 로즈데이라고 유독 비싸지는 장미 한 다발을 바쳐야 하고, 왜 향수와 장미꽃에 굳이 의미를 붙여가며 성인식을 하는지. 혹시라도 당신은 이런 기념일을 무심코 넘어가는 연인을 뒀는가? 그렇다면 댁의 연인의 현명함을 높이 치켜세우고 싶다. 
  기념일을 챙기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 식의 생각은 이제 버리자. 안 그래도 챙겨야 할 것도 많고 들어가는 돈도 많은 5월 만큼은 제발 당신의 연인을 내버려 두자. 기념일을 챙기는 것을 취미생활(?)로 삼는 연인을 맞이했다면 당신은 분명 아주 가끔은 솔로들이 부러울 것이다. 대학생 신분은 잊고 상당수의 커플들이 서로의 연인에게 부담스러운 어떠한 것을 바라는 현실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면식조차 없는 누군가가 정해놓은 의미 없는 날을 위해 힘들게 모아둔 거금을 쏟기 전, 단 한번쯤은 그 선물의 진정한 가치를 따져보자. 이제는 의미 없는 기념일마다 선물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연인을 닦달하거나 혹은 누구나 다 챙기는 기념일이라며 억지논리를 펴는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없어지길 바란다.
  행사의 달 5월이 왔다. 바로 옆 연인의 얇아진 지갑 그리고 그늘진 얼굴을 살펴보자. 그리고 가끔은 선물이 아닌 진심 어린 편지 한 장에 감동하는 그런 소박한 연인이 돼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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