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투를 시점 전국적 활동으로 출발 변혁의 대의에 복무하는 문예활동

  현재 우리는 영화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TV에서, 수백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영화관에서, 동네 구멍가게만큼 불어난 비디오 가게에서 준비되고 유통되는 영화속에서 우리들의 생각과 운신의 폭들이 제한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대부분의 내용이 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의 체제는 무엇보다도 정의로우며 자아실현을 위한 최고로 조건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여배우들의 선정적인 몸매가 돋보이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폭력, 잔인한 살인의 장면들로 일관되는 영화, 한탕주의 허영심을 부추기는 영화 속에서 어떻게 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의 요구, 조직결사 자유의 요구의 정당함이 들어설 수 있으며 농민들의 수입개방 반대의 함성이 더욱 크게 자리잡을 수 있겠는가?
  1백여년의 영화사에서 그 놀랄만한 성과들을 곧바로 자본 이데올로기 선전의 주요한 무기로 만들었고 아직도 그 유용성에서 빛 바래지 않은 영화속에 노동자 농민의 요구와 이해를 반영한다는 것을 현정권에 있어서는 끔찍한 것이리라.
  일부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영화인들에 의해서 진보적인 영화들을 제작하려 하나 영화법, 음반법의 모진 칼날 속에서 제지당하고, 삭제당하고 유통에 있어서 광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
  진보적인 영화인들의 이러한 어려움에 더해서 엄청난 제작비, 기술의 부족에서 오는 이중의 고통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영화인들이 늘고 있지만 그 성과로 보면 가뭄에 콩나듯 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우리의 주위에는 좋은 영화들이 예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뛰어난 작품들이 흔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면 뛰어난 작품들이 만들어 질때까지 우리는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하는가. 좋은 영화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이지만, 좋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전면에 부각되는 문제이다.
  기분이 울적해서 시간이 남아서 스트레스 해소(?)와 시간때우기 위해서 영화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단체(노조, 학회등)의 성원에 정서통일과, 영화감상반 등의 조직운영을 위해서 영화가 기여한다면 우리는 일상활동에서 많은 성과를 볼 것이다.
  즉, 좋은 영화를 별도로 선정하여 각각의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볼 것인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재원 줄거리, 감상촛점 교양상식 토론지침 등으로 구성된 안내서를 참조하고 운영된다면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며 「전국문화운동 단체대표자회의 임투 사업단」과 「노동자영화 대표자회의」에서 올 임투를 시점으로(가칭)비디오뱅크를 소개하면서 이것이 노조의 일상활동, 노동자 영화감상반의 활동, 학생운동 속에서의 일상활동, 모든 계급계층 운동에서의 일상활동에 널리 쓰이기를 바란다.
  비디오뱅크는 1차로 '91 임투특선영화가이드에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 계급의 삶과 투쟁, 지배체제에 대항하는 민중의 투쟁, 제국주의 전쟁과 파시즘, 다큐멘터리물 등 네부문으로 나누어 모던타임즈등 13편의 영화가 수록되어 있고 22개의 주제별로 70여편의 영화가 준비된다.

  이기석(행정ㆍ83)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