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길의 축포

  『한열이를 죽인 놈이 경대를 또 죽였다. 살인정권 폭력정권 노태우정권 타도하자.』
  지난 26일 강경대 학우를 쇠파이프로 무참히 때려죽인 살인정권 민자당이 창당 1주년을 맞는 9일, 대전의 시민ㆍ학생들은 중앙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87년 이한열 열사의 죽음과 함께 솟아 올랐던 6월항쟁의 그 자리에 시민ㆍ학생은 다시 모여 앉았다.
  폭력정권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선 시민ㆍ학생들에 대하여 정권은 방패막이인 전경ㆍ백골단과 함께 최루탄을 난사 하였다.
  해체 되어야 할 백골단은 제철 만난 메뚜기떼처럼 달려 들었고, 평화시위를 갈망하던 시위대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경들에게 『너희들 몽둥이 내려놓고, 저리들 비켜서』라는 한 할머니의 꾸짖음에 그들은 무뚝뚝하게 다연발차로 대답하였다.
  전국이 반민자당 투쟁의 열기로 달아 오르자 정부에서는 모든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강제해산 시키겠다고 밝혔고, 하나도 어김없이 백골단의 폭력으로 다가왔다.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의해 쓰러지고, 강경대 학우가 산화해 갔음에도 여전히 흰색가루와 헬멧의 깡패들이 우리의 거리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야! 때리지 마. 누구를 또 죽이려고 그래.』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던 시민이 주위에 관계없이 곤봉을 휘두르는 백골단에게 맨몸으로 대항하였다.
  『해체! 민자당 퇴진! 노태우』의 구호가 메아리 치는 검푸른 하늘에 축포처럼 터지는 지랄탄은 민자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장식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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