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신열소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담배연기를 줏어넘기며 투명한 술잔을 빨아대고 있었고-.
  조교 선생님으로부터 당선소식을 들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왜 기뻐하지 않느냐는 의문사와 함께.
  좋아할 이유가 없었다. 부끄러움을 또하나 보탰을 뿐-.
  막상 원고를 써놓고도 몇번씩이나 휴지통과 싸움을 벌여야하는 망설임을 겪었었고, 차라리 묻혀버리길 원하며 잊고 있었는데-.
  가끔은 언어의 유희성에 절망한다. 하늘을 보면 제 모습이 우스꽝스럽고 초라해 보이는 것 만큼.
  어설픈 언어로 치부를 드러내놓는것, 또 한번 죄를 짓는 일이나 아닌지.
  농밀하게 익은 바나나를 대할때면 온몸에 스멀 스멀 기어다니는 회한의 그리움 아-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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