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인턴제, 스펙쌓기가 목적이지만 실속은 없어

 
  얼마 전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제작사가 곤혹을 치렀다. 발단은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올린 보조인력 모집 공고였다. 보조인력은 현장 서포터로 6개월 간 주말 없이 근무해야 했다. 그럼에도 제작사는 교통비와 식사만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급인턴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게 아니냐며 형편없는 처우 조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해당 제작사는 곧 사과글과 함께 모집공고를 내렸다. 무급인턴을 고용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 제작사가 처음이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든 ‘희망제작소’ 역시 무급인턴을 채용해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하루에 5천원의 점심값만을 주면서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실무교육과 스펙쌓기 명목으로 진행
  무급인턴은 말 그대로 인턴기간 동안 급여를 일체 받지 못한다. 인턴들은 급여 대신 점심식사와 소정의 교통비 정도만 지원받고 인턴기간이 끝난 후에는 활동증명서를 발급 받는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청년취업의 문이 나날이 좁아지면서 실무경험과 기타경력 쌓기를 원하는 대학생들이 무급인턴에 몰리고 있다. 무급인턴을 채용하는 곳이 대기업이나 관공서, 유명 공익 재단처럼 잘 알려진 단체일 경우에는 경쟁률도 높다. 심지어 모 해외유명 기업은 인터넷 경매를 통해 인턴 자리를 사고 팔기도 한다. 

  무급인턴제 둘러싼 엇갈린 시선
  무급인턴제에 부당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노동착취로까지 봐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익명을 요청한 A학우는 “인턴십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교육을 받고 충분한 실무경험을 했다면 급여를 주지 않아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지수(생물환경화학과·2) 양은 “인턴기간 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커피나 복사 등의 잡무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며 무급인턴이 생각하는 것처럼 훌륭한 교육기회가 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또 김소형(경영학과·2) 양은 “인턴십 프로그램의 내용과 상관없는 일을 하는 데도 급여를 주지 않는 무급인턴제도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무급인턴제의 부당성을 성토했다.

  불평등 대우 받아도 제지 방법 없어
  제도적인 문제 역시 무급인턴제의 무분별한 양산을 돕고 있다. 무급인턴제에 참여할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로 명시된 바가 없어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기간제근로자와 동일하게 대우받는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채용 공고 시 무급임을 밝히고 응시자가 이에 동의했다면 실질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경제학과 배진한 교수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사업현장에 대해 정확히 알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취업전선에 나서려면 인턴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에서 직업교육의 훈련기회 대신 기타 잡무를 시키면서 보수를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송송이 기자
song0013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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