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通하는 전통시장 정복기

 
  장을 보더라도 좀 더 쉽고 빠른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다. 이러한 심리 때문인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전통시장은 장보기에 더디고 불편한 곳으로 자리해 있다. 하지만 모바일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침체기에 빠져있는 전통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제 전통시장은 특색 있는 정보와 생기가 넘치는 거리로 탈바꿈 중이다.
 
  전통시장과 마케팅의 기나긴 고리
  과거 전통시장은 지역경제와 서민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현재의 전통시장은 새로운 유통구조의 출현과 소비 행태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전통시장은 많은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작년 가을 ‘서울 중곡 제일시장’에서는 스마트월렛에 상품권을 접목시킨 마케팅을 선보였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기존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모바일 쿠폰을 도입한 것이다. 청주 ‘육거리 시장’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신용 및 체크카드는 물론 모바일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보급했다. 현재 시장 내에 마련된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은 상권 및 고객 분석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발히 쓰이고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시장과 마케팅의 고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다. 자그마치 60년 전, 물건을 구매하면 도장을 찍어주고 일정 개수가 모이면 선물을 주던 것이 시장 마케팅의 원조다. 이후 도장은 스티커, 종이쿠폰 그리고 마일리지 포인트 카드까지 다양한 변천과정을 겪게 됐다. 대전대학교 물류유통학과 김기평 교수는 “고객들을 유지 관리하고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통시장 내 마케팅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모바일시대에 앞장선 시장
  오랜 전통시장의 마케팅 역사에 모바일마케팅은 가히 획기적으로 등장했다. 그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상거래와 마케팅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독점적 영역이었다. 하지만 모바일마케팅의 등장은 대형마트 또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전통시장의 상황을 역전시키기에 충분했다. 전국팔도 전통시장에 퍼진 모바일마케팅은 고객들 사이에서 엄청난 반응을 몰고 왔다. 김 교수는 “지난 해 6월 대전 한민시장에서 열린 고객사은대축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며 “8일간 열린 행사에 무려 8천여 명 이상이 참여했고 행사기간 동안 매출이 30~40% 향상됐다”고 말했다. 한민시장에서 열린 행사는 고객의 인적정보, DB를 활용한 모바일마케팅이었다. 모 통신사에서 자사 고객들에게 전통시장의 행사를 알림서비스로 제공해줬다. 문자를 받은 고객 중 상인회로 응원메시지를 전송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었다. 처음 진행된 모바일마케팅으로 한민시장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된 것이다.
  모바일마케팅을 적용한 또 다른 전통시장, 대구 ‘서남신시장’의 경우도 모바일마케팅 이후 꾸준히 방문자 수가 늘고 있다. 서남신시장은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시장의 정보를 훤히 꿸 수 있는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QR코드를 제작해 홈페이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PC의 홈페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달리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시장을 살리기 위한 서남신시장의 노력은 대구에서 사랑받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전통시장에서 계산 중인 상인과 손님
  젊음이 넘치는 전통시장으로
  전통시장에 모바일마케팅을 적용한 후 젊은 층의 유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비롯한 카페 운영은 젊은 층의 흥미를 끄는데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4000만 대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마케팅까지 더해졌다. 애플리케이션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통시장의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시장 구석구석의 정보와 각 상점의 할인쿠폰이 올라와 있어 시장을 이용하는 데 편리함을 더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더욱 색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젊은 층을 유인하기 위한 모바일마케팅이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라며 “인터넷 쿠폰 할인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안을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65일 새로운 할인쿠폰이 올라오는 인터넷 쿠폰은 젊은 층의 호응을 끌기에 적절한 방법이다. 이외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전통시장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SNS는 고객과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에 블로그 또는 카페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전통시장에 다양한 모바일마케팅을 시도한다면 다른 유통업체에서 전통시장을 오히려 역 벤치마킹하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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