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고 돈 났지ㆍㆍㆍ

  녹색 평원, 광활한 대지에서 펼쳐지는 경기가 있다. 골프! 바로 3-4년전만해도 일반 서민에게는 생소하던 이 경기가 이제는 전혀 몇몇 사람들만의 관심거리가 아니게 되었다.-자의든 타의든간에.
  87년 2건, 88년 6건이었던 골프장 사업은 6공 이후 1백13건이 되었으며, 야심에 찬 젊은 정치인 박철언 체육청소년장관의 적극 유치 표방에 힘입어 재벌과 사업체들의 골프장 건설 붐은 여전히 활발하다.
  지난 달 여름장마로 인해 농민들은 또 한차례의 수해를 입었다. 천해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던 강원도, 경기도 농민을은 「날아오는 골프공 우리 농민 골때린다!」「우리 농민 수장시킨 골프장 건설 반대!」를 외치며 생존권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정부는 「법적인 하자가 없어ㆍㆍㆍ」라며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반 약화를 초래하여 산사태의 위험이 있고, 농약ㆍ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심지어 식수오염까지 유발하며 울울창창한 국토를 훼손하고 생활터전까지 붕괴시키는 골프장 건설승인에 있어 「지방재정 기여」라는 이유로 환경법까지 무시하고 특혜의 의혹속에서도 허가승인을 하고 있다.
  피서철이면 타지역까지 반나절 꼬박 걸릴 정도로 비좁은 이 땅에 광활한 국토 소유국인 미국 등지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어 우리의 풍토에 걸맞지 않은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흔히 수마가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엄청난 피해에 대해 「천재 아닌 인재」라고 성토하는데, 서민들은 죽은 이웃을 애통해 하며 파괴된 생활터전에서 몸부림칠 때, 정부는 「돈이 제갈양(諸葛亮)」이라는 말처럼 지방재정 확충의 허울로 골프장 건설 후유증을 회피하고만 있다.
  「돈이 제갈양」이라! 그런데 수해 직후 국민학교 코흘리개들의 따뜻한 의연금, 그 숱한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인 수해의연금의 행방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정부는 무엇이라고 언어도단할 것인가!
  정부 한 관계자의 「1개군의 평균 인구를 5-6만명으로 볼 때 농민이나 일반 지역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지방세보다 18홀 기준(25만평)1개 골프장에서 내는 세금이 훨씬 많다」는 말은 수억대를 오가는 지방세가 지역주민의 생활터전을 훼손하고 생존권을 위협하여도 훨씬 가치가 있다는 뜻인가!
  진실인 듯 하나 사회적 모순으로 쉽게 수긍가기 어려운 말이 있어 마지막으로 적어본다.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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