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그랬었지

  생각지도 못했던 음식들의 과거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프랑스 혁명 때 배고픈 백성들이 외친 말이다. 그런데 랍스터가 아닌 빵을 달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과거 랍스터는 지금처럼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값비싼 식사의 상징이 아닌, 빵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원래 랍스터는 미국 초기 개척 시절에 매사추세츠 주에 지천으로 널린 생물이었다. 너무 흔한 나머지 인디언들이 밭의 비료로 사용할 정도였다. 그 후 미국의 영토가 넓어지면서 랍스터는 고급요리가 됐다. 랍스터처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취급을 받았던 음식들이 또 존재한다.

  독이 든 복숭아, 토마토
  현재 각종 음식에 들어가는 토마토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채소다. 하지만 지금과는 달리 처음부터 사람들이 토마토를 즐겨 먹지는 않았다. 『음식잡학사전』의 저자 윤덕노 작가는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 연안 지역의 고원지대다. 하지만 이때는 사람들이 먹었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며 “16세기 이전까지 토마토는 사람이 아닌 야생 동물의 음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마토라는 단어의 어원은 아스텍 언어로 ‘늑대의 복숭아’다. 늑대들이 즐겨먹던 열매라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토마토를 먹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이후다.
  토마토는 전파되자마자 바로 식용으로 사용되진 않았다. 윤 작가는 “토마토를 처음 본 유럽 사람들은 독이 들어있다고 생각해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토마토가 가지 과에 속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가지 과에 속한 많은 식물들에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오해는 17세기가 돼서야 비로소 풀렸다. 1820년 미국 뉴저지에서 로버트 존슨 대령이 토마토는 식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토마토를 직접 먹는 시범을 보인 것이다. 이때 이 가엾은 군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약 2천 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하지만 토마토를 한 박스나 먹은 존슨 대령은 멀쩡히 살아있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화풀이 대상, 프렌치프라이
  햄버거 가게에서 세트메뉴를 시켰을 때 프렌치프라이가 없다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기자는 햄버거보다도 프렌치프라이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프렌치프라이가 없는 세트메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오늘날, 패스트푸드에서 프렌치프라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몹시 크다. 전 세계가 프렌치프라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렌치프라이의 원조는 어디일까? 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프렌치프라이가 미국 이 원조일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프렌치프라이의 원조는 미국도 프랑스도 아닌 벨기에”라고 말했다. 프렌치프라이는 1681년 벨기에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후 전 세계로 퍼져 2000년대 미국에 전해진다. 이후 미국은 패스트푸드에 프렌치프라이를 조합하면서 프렌치프라이 열풍을 일으킨다.
  프렌치프라이는 이라크 전에서 엉뚱하게 유탄을 맞으며 명명됐다. 당시 미국 하원의회는 평소 프랑스 정부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이유는 프랑스가 후세인을 몰아내기 위한 전쟁에 사사건건 반대하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의회는 구내식당에서 화풀이로 프랑스를 표현하는 프렌치를 붙여 프렌치프라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결국 얼떨결에 프렌치프라이는 미국인의 화풀이 대상 음식이 된 것이다.


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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