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과다노출쇼

  35도를 오르내리던 불볕더위의 8월 중순경 도서관 입구에는 학우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대자보가 불어있었다. 그 내용의 요지는 「과다노출 자제」에 대한 호소였다.
  우리는 속옷이 무슨 외출복이나 되듯 당당하게 런닝만 걸친 남학우의 모습이나 너무 짧은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가는 여학우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학우는 『노골적으로 흉하다는 눈치로 쳐다봐도 당당하게 다니니, 더위는 사람의 안면까지 몰수하는 듯』이라 말하지만 과연 죄없는 날씨에만 그 탓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학내 곳곳에서 나타나는 무질서와 이기주의.
  여기저기 훤하게 길이 나 있던 잔디밭, 시험기간 중 강의실 내의 무수한 낙서, 학생회관 로비에 널려진 휴지조각들, 행사가 끝나면 여기저기 나뒹구는 의자ㆍ책상ㆍㆍㆍㆍ.
  이러한 행동은 결국 자신의 편리함 만을 추구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다. 타인의 입장이나 생각은 전혀 고려치 않고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편의」에 두기 때문이다.
  제1학생회관을 청소하시는 아저씨는 말씀하신다. 『하루종일 따라다니면서 치워야해. 하지만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진겨.』
  자신의 편의 때문에 피해를 볼 다른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인간세상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이기주의가 가족이기주의를, 가족이기주의가 집단 이기주의를 만든다는 말을 상기해 볼만 하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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