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기발전계획수립의 배경

  중세기에 교수와 학생의 조합(guild)의 형태로 생겨난 이래 대학은 수 세기 동안의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본질을 가장 잘 유지하면서 오늘날까지 발전해 왔다. 또한 대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를 유지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아울러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역할을 담당해 온 것도 사실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대학은 사회를 변화ㆍ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두뇌들을 배출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국제화시대내지는 정보화사회 속에서 대학이라는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전에 없이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의 감소,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과 대학교육의 동질성 결여, 그리고 대학행정의 관료화에 따른 경직성 등은 오늘날 대학의 존재를 위협하는 커다란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이에따라 우리의 사회는 물론이고 대학의 일각에서 조차도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곳이고 무엇 때문에 존재하며, 과연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곧 20세기가 매듭지어지고 21세기-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돼 있는 시대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질 즈음에 있는 이 시기에 대학은 과연 주어진 사명과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가 하는 심각한 질문을 우리 대학인 모두는 받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볼 때 대학은 시대를 앞서가면서 항상 새로운 곳으로 사회를 인도하는 향도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의 실정은 어떠한가. 대학이 정치적 이념에 사로잡혀 갈등을 겪고 있는동안 사회가 대학을 앞질러 가있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일부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나 기술이 시대에 뒤져 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기업에 입사한 대학교 졸업자들을 철저히 재교육시켜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고 불평이 대단하다.
  또한 일반인들은 대학에서 배운 인문ㆍ사회과학 이론도 폭이 좁고 경직돼 있다고 나무란다.
  과연 대학이 설 곳은 어디이며 대학인이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당연히 오늘날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길밖에는 대안이 있을 수 없으며, 그 극복의 방향은 학생들을 올바른 대학생활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길러내고 그 민주시민이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과 실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것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되어 있을 21세기가 바라다 보이고, 우리보다 수 십년을 앞서있는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더 주도면밀하게 모든 조직을 운영해가고 있는데 다시 이 사회의 향도자리를 회복해야 할 대학조직이 주먹구구로 운영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창조적인 정신으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우주에 로켓을 발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대학은 그 운영에서부터 계획성과 일관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바꾸어 말해 대학이 계획성과 일관성 없이 운영될 때 그 대학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장기발전계획 수립절차.

  이른바 민주화시대에 즈음하여 수립된 충남대학교 장기발전계획(1992년-2001년)은 2천년대에 충남대를 연구중시대학,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아래 대학교 전구성원의 의견을 총망라했다고 할 수 있다.
  서기 2천년대에 우리나라 중심부에 위치한 충남대학교가 연구의 본산으로 자리매김하고 또 세계적인 대학으로 부상하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진 장기발전계획의 수립절차는 다음과 같다.
  ■1987년 7월
  충남대학교 발전기획위원회 발족(교수 27명, 직원 5명)
  ■1989년 9월-1990년 7월
  약 40회의 포럼개최및 매주 1회 연구위원 회의
  ■1990년 2월-3월 공청회 2회실시
  ■1990년 3월-6월
  대학, 학과, 연구소, 부속기관의 자체 발전계획 서면수렴
  ■1990년 7월-12월
  교직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1990년 11월
  발전계획서 초안작성 및 발전기획위원회 총회에서 심의
  ■계획수립 전기간
  학생과 교직원의 수시열람 및 수정
  ■1991년 3월
  학무회의에서 최종 심의
  ■1991년 6월
  장기발전계획서(학술분야)발간
  ■1991년 12월
  장기발전계획서(시설분야)발간예정

  3. 장기발전계획의 주요내용

  가. 연구대학중심으로의 지향
  대학에는 교수가 있고 교수는 연구와 강의를 통해 교수로서의 자격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대학이 곧 연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는 대학은 생각할 수가 없다. 대덕연구단지내에 자리잡고 있는 충남대학교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 건수는 80년대 말부터 거의 2백건에 다다르고 있고, 또 해외학술대회에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하는 횟수도 매년 1백건이 넘어서고 있다.
  이와 같은 교수 연구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또 우수한 연구결과를 이룩해냄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충남대학교가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는 중심내용이다.
  충남대학교는 현재 장황하게 널려있는 각종 연구소를 성격에 맞게 재정비하고 실적이 우수한 연구소에 많은 연구경비를 지원함으로써 우수한 연구결과를 많이 만들어내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비국고예산을 통해 연구전담교수제를 시행, 교수들이 연구기간동안에는 강의부담없이 연구에만 전념토록 할 목적으로 교수 연구년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연구처를 조속히 신설하여 연구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을 강화하며, 특히 학ㆍ연ㆍ산 협동체제의 강화를 통해 가시적인 결과를 반드시 도출해 내는 연구풍토를 조성해 가고자 한다.
  나.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부상
  오늘날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가는 국제화시대 속에서 우리가 경쟁국을 물리치고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을 속속들이 아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속에서 대학 역시 한 나라의 대학으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선진국의 경우 다른 나라 대학생을 유치하여 그들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고, 동시에 경제적 이익도 취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충남대학교도 국제적인 안목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표아래 오덕균 총장 취임이후 다각적인 국제화사업을 추진하여 가시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1975년 충남대학교가 최초로 외국대학과의 교류를 시작하여 1988년까지 교류대학이 4개이던 것이 현재 7개국 18개 대학에 이를 정도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았다. 이에 따라 매년 외국 선진대학에 파견되거나 유학하는 교수와 학생 수가 현저하게 늘어가고 있다. 충남대학교는 2001년까지 교류 외국대학을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며 국제교류부 조직의 강화및 각 단과대학에 국제교류우원회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교수들의 해외학술활동 및 해외대학교와의 교류는 물론이고 학생들에게도 1-2년 동안의 연수비를 지원, 선진국의 문물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다. 학생의 질적 수준 향상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의 학생들보다 책을 읽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2천년대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못하느냐는 젊은 대학생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하루빨리 정치적 편견과 스스로의 갈등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분위기를 돌아서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시급히 요청된다.
  충남대학교는 장기발전계획을 통해 재학생들의 어학실력을 배양하고 또 컴퓨터 조작능력을 길러 국제화 시대 및 정보화시대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충남대학교는 현재 어학연구소를 어학훈련원으로 바꿔 시설과 조직을 확장, 강화하고 최신 컴퓨터기기 구입및 각종 소프트웨어 확보에 많은 예산을 투자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실력을 갖춘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육성돌 수 있도록 교양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개선하며 전공과목도 다른 학문과 연계성을 가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개선해 나갈것이다.
  라. 장학ㆍ복지제도의 강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키워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에 따라 충남대학교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등록금 정도를 지원한다는 장학의 개념에서 벗어나 우수한 학생들이 등록금을 지원받음은 물론 생활에 드는 비용까지도 수혜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장학제도의 시행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일차적인 사업이 바로 대학발전기금 조성사업인데 충남대학교는 우수한 학생이 모교의 교수요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외유학의 경비까지도 지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교수와 학생의 정신적 휴식과 과외활동에서 교양을 쌓도록 하기위해 소극장, 야외극장 및 교수회곤 등의 문화ㆍ휴식공간을 연차적으로 건립할 것이며, 학생들이 캠퍼스내에서 주거, 문화, 체육 및 여가활동을 해결할 수 있도록 대학촌도 설치, 운영하고자 한다. 특히 지방학생들을 위해 2001년까지 대학생의 20%, 대학원생의 40%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4. 장기발전계획에 의한 발전 전망

  하루 2만여명이 생활하는 충남대학교를 운영해 나갈 계획을 수립하는데 무려 1년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많은 인력과 예산이 동원됐고 학교 전구성원과 동문들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장기발전계획서 중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그동안의 종합발전계획이 학내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주안점을 두어왔지만 이번 장기발전계획은 분명히 세계속의 명문대학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한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충남대학교 전 구성원이 해야할 일은 충남대인의 합의에 의해 짜여진 이 발전계획대로 학교가 운영돼 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충남대학교가 대망의 2천년대에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또 인류사회발전에 기여할 수많은 연구결과들을 생산해 내는 지성의 전당이요 학문의 요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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