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이란 대통령이 행정부 예산안 등의 국정에 관한 연설을 하는 것을 말한다. 국회법 제84조에 따르면 행정부의 예산안과 결산은 소관상임위원회에 회부하고, 소관상임위원회는 예비심사를 한 후 그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한다. 이 경우 예산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게 된다. 시정연설은 예산편성과 관련된 경제 · 재정에 관한 정책적 사항뿐만 아니라 사실상 국정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담기게 된다. 헌정사상 최초의 시정연설은 노태우 전 대통령(1988년 10월)이 했으며, 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03
문학은 장르를 막론하고 글쓴이와 무관할 수 없다. 자서전이나 수필만이 아니라 시나 소설, 희곡까지도 결국은 글쓴이의 삶에서 비롯된 인식과 사유의 결과물이다. 허구를 마음껏 부리는 대표적 장르인 소설마저도 작가의 정서와 가치관을 떠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군다나 작가가 자전소설임을 표방한 작품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장편소설 『하린』은 1905년 을사늑약에 항거해 결연히 목숨을 끊은 충정공 민영환의 자손인 민명기가 자기 어머니를 모델로 쓴 작품이다. 몰락해가는 충정공 집안에 시집와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꿋꿋이 살아낸 하린
이번 회차에는 다른 예술들과는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예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문학은 영화, 웹툰과 달리 복합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고 시간과 비용 또한 다른 예술에 비해 부담이 덜해 과거부터 많은 선조들이 창작, 향유해왔다. 문학에는 다른 예술에는 없는 특성들이 몇 가지 있는데 먼저,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타 예술들을 보면 언어, 소리, 장면, 그림 등 예술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이 합치돼 완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학은 오직 언어로만 구성돼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 언어로 세상에 자신이
우리는 주변에서 주택청약 하나 정도는 꼭 들어놓으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또는 부모님이 자녀 명의로 가입해놓은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왜 주변에서는 주택청약을 꼭 가입해놓으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현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 한해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그에 대한 자격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정부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예금과 관련한 여러 조건에 대한 충족 여부를 고려해 입주자를 선정한다. 주택청약통장은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다. 경찰은 당시 수사에 연인원 200만 명을 투입했다. 범인이 살인 현장에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와 6가닥의 머리카락을 확보했지만 당시 과학적으로 분석할 인력과 장비가 없어 용의자 검거에 실패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10차 사건 중 8차 사건은 1989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모 양(13)이 숨진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듬해인 1989년 7
친숙한 서양화가를 꼽으라면 누굴 꼽을 수 있을까. 아마 ‘피카소’나 ‘샤갈’과 더불어 ‘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고흐라 하면 노란 빛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이나 붕대로 얼굴을 칭칭 감은 , 횃불처럼 금방이라도 타오를 듯 일렁이는 가 먼저 떠올라 왠지 모를 광기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았다. 고흐의 편지들을 묶어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예담)를 읽고 마음이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결제하고 은행에서 문자가 왔다. 해외 사이트에서 원화로 결제할 때는 추가 수수료가 발생하므로 이를 원치 않으면 해외원화결제서비스(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엔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부랴부랴 결제 취소를 하고 현지 통화로 재구매를 했다. 해외 원화 결제 서비스(DCC)는 해외 가맹점 등에서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로 결제하도록 만든 서비스다. 해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 시 우리나라 돈으로 가격을 알 수 있지만, 결제 금
만화의 등장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현대회화의 등장 시기인 19세기 후반에 함께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인 오노레 도미에는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많은 회화 작품을 탄생시켰는데, 정치 문제에 대한 풍자가 주를 이뤘다. 또한 이를 만화로 표현해 신문에 연재했다. 단순히 신문에 연재하는 수준으로 시작했던 만화는 20세기에 들어서 미국을 중심으로 점차 발전했다. 바로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마블 영화의 원작 만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 마블 영화
홍콩시위란 홍콩에서 일어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로 2019년 3월 31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이란 홍콩 정부가 중국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2019년 2월 대만에서 홍콩 남성이 홍콩인인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했으나, 홍콩이 속지주의원칙을 준수하고 대만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이 범죄자를 홍콩에서 인도하려는데 실패해 처벌이 불가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죄자의 외국송환을 쉽
주변에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발라드나 힙합, 트로트 같은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다는 적다. 왜일까? 나 역시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과제를 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누군가 클래식 음악에 관해 얘기를 꺼내면 왠지 주눅이 든다. 다른 음악 장르보다 상대적으로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진회숙이 쓴 『클래식 노트』(샘터)는 ‘어떻게 해야 더 쉽게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쓴 책이다. 그런데, 저자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아는 만큼 들린다.’ 외국어 공
예·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갔더니, 은행 창구 직원이 예·적금을 소개해주면서 다른 상품도 소개해준다. 실제로 은행 창구 옆에 놓여있는 홍보자료를 보면 예·적금, 대출뿐만 아니라 보험, 펀드 등 다양한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은행에서 이처럼 다양한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그렇다면 왜 은행에서 보험을 팔게 됐을까? 일단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경제 용어로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라고 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로,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 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유이우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 주자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발라드의 속도로가짜처럼맑게넘어지는 자유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곧게 서려고 하지만느낌표를 그리기 전에 느껴지는 것들과내가 가기 전에새가 먼저 와주었던 일들수많은 순간순간자유가 몸을 일으켜바다 쪽으로 가버렸다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저기 먼 돛단배에게 주었다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언제나 수평선 쪽으로 더 가버리는 것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는 유이우 시인의 201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지소미아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양국이 맺은 유일한 군사협정이다. 지소미아 체결논의는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에 시작됐고,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연속적인 탄도미사일 도발 속에 한·미·일 간의 안보 공조 필요성이 증대돼 해당 연도 11월 23일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 간의 회담에서 체결됐다. 이는 양국의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으로, 주로 북한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 공유를 위해 체결됐기 때문에 한미일간의 공조를 다지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했다. 한국은 일본에 북한에서 발
이상, 이효석, 이태준, 김동인, 주요섭. 우리는 이들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소설가로 기억한다. 노천명, 백석, 박종화는 아름다운 시구와 함께 우리에게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설과 시를 지어 문명을 얻은 이들이 쓴 수필은 어떨까. 혹자는 수필을 잡문이라고 말한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자신의 수필을 묶어 낸 책을 이라 제목 붙였다. 그러나, 수필이 과연 그렇게 ‘잡문’으로 치부될만큼 쉽게 쓸 수 있는 것일까? 그야말로 붓 가는 대로 쓴 글은 모두 수필이 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조금이나마 해
인터넷 쇼핑의 결제 창을 클릭하면 수많은 ‘페이’ 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간편결제 회사들은 자사의 페이를 이용해 구매 시, ‘결제금액의 1% 포인트 적립’부터 ‘○○페이로 몇만 원 이상 구매 시 할인’까지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다른 카드에 비해 혜택이 파격적으로 느껴지다 보니 의심까지 든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얼마나 남길래 많은 할인혜택을 주는 것일까? 과거에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매하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다운로드 해야 하는 프로그램들도 많았고, 카드번호부터 카드의 유효기간,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일일이
길 위의 식사 이재무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비닐 속에 든 각진 찬밥이다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가축이 사료를 삼키듯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본 시는 이재무 시인의 2012년 제 27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쉬운 것’, ‘자극적인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번 보고 나서 그 속에 숨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건 티비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얘기하고 인문학 수업에도 얘기하고, 항상 드라마나 노래의 주제가 되고, 아니 사실 매 순간마다 우리는 몸으로 묻고 있잖아. 근데 우리는 사실 살아가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아. 삶이 항상 나와 너의 목적 그 자체가 되고 있다고.”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연우의 목소리를, 재희는 찬찬히 듣고 있었다. 1학년 때 만나 졸업반인 지금까지 친구인 은채. 학기 초에 막걸리 동산에서 만나고 몇 달 동안 서로의 바쁨에 만나지도 못했었다. 그 동안 카톡 몇 개를 주고받았
조금만 빨리 걸었다면 저 버스를, 조금만 더 공부했다면 그 문제를, 조금만 부지런 했다면 그 기회를, 이런 식의 후회는 끝이 없다. 하지만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흐르는 시간에 우리는 올라타 있고, 과거의 우리가 모르는 것을 미래의 우리는 알 수 있으니, 선택이 완전히 만족스럽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금언이 있다. 아직은 우리가 과거에서 지금으로 보내진 이상, 다시 돌아갈 방법은 아직은 보이지 않기에, 후회를 한들 우리는 과거를 손볼 수 없다. 그저 현재를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우
오랜만에 찾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제목에 이끌려 책 한 권을 뽑아 들었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한겨레출판, 2018).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공부’라는 단어와 ‘슬픔’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나란히 씌어 있다. 게다가 슬픔을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거기서 비롯되는 슬픔이라니. 그렇다면 왜 슬픔을 공부하고 난리란 말인가. 표지에는 어떤 남자의 쭈그리고 앉은 뒷모습이 있다. 운동화를 신고 흰 셔츠를 입은 남자의 뒷모습에서 정확한 나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나는 중년의 남성을 떠올렸다. 헤어스타일과 귀 뒤로 흐르는 목선, 약간 굽
낙화 이형기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지금은 가야 할 때,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않아 열매맺는가을을 향하여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헤어지자섬세한 손길을 흔들며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나의 사랑, 나의 결별,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내 영혼의 슬픈 눈. 꽃이 지고 여름이 왔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벌써 2019년의 절반의 시간이 우리 사이로 지나갔습니다. 날이 갈수록 무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