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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람의 선선한 기운이 살갗에 닿는다. 나뭇잎도 정취를 자아낸다. 벤치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 하는 생각에 카페로 향한다. 애초 생각과는 달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한다. 입에 붙은 모양이다.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전보다 컵이 차갑다. 새삼 플라스틱 컵이란 걸 의식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라고 하는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일이 아직 익숙지 않다. 가을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소소한 행복은 불행하게도 플라스틱 생각으로 번져갔다. 요즘 환경오염 이슈 중 하나는 플라스틱이다. 특히
여론
충대신문
2019.11.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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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날은 이해인마른 향내 나는갈색 연필을 깎아글을 쓰겠습니다사각사각 소리나는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몇 번이고 지우며다시 쓰는 나의 하루예리한 칼끝으로 몰을 깎이어도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연필처럼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정결한 몸짓으로일어나는 향내처럼당신을 위하여소멸하겠습니다 1945년 강원도 양구 출신 이해인 수녀(이하 시인)는 1970년 월간「소년」에 동시 부문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인은 수도의 길을 걸으며 주로 영혼 구원, 절대자에게로의 귀의
여론
충대신문
2019.11.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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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은 과 라는 제목의 기사를 각각 1155호와 1153호에 실었다. 이 두 기사가 대학신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대학신문은 아카데미즘(대학)과 저널리즘(신문)을 모두 갖추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위의 두 기사는 각각의 성격을 띤다. 아카데미즘은 대학의 학문과 예술의 성과를 계승하는 매개적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이며, 저널리즘은 학내 문제를 이슈화해 대학 환경을 감시하는 비판적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시대
여론
충대신문
2019.10.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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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보며 서정주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여름 산 같은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을 기르듯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어드는오후의 때가 오거든내외들이여 그대들도더러는 앉고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청태라도 자욱이 끼일
여론
충대신문
2019.10.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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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부상에 문학계 고전 재번역 나선다”(경향신문 8월 3일자) 주영재 기자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출판사는 여성 작가가 쓴, 여성 주인공 소설들을 묶어 내놓고, 번역가는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쓰거나 번역한 고전을 여성주의 시각 혹은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재번역하며, 이를 현대번역이라고 일컫는다는 것이다.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억압으로부터 탈피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타자들의 권리장전을 다시 작성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운동의 출발에서 억압과 차별의 중요한 수단인 언어와 문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여론
충대신문
2019.09.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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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아무리 공정한 규칙을 가지고 경기를 해도 승부는 정해져 있다. 게다가 한 번 기울어진 건 가속을 붙여 더 빠르게 기울어지게 마련이며 결국 경기는 고사하고 추락하게 된다. 불행한 사실은 지금 우리가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다는 거다. 불균형, 양극화, 격차, 이런 용어를 사회 어느 지점에 갖다 붙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면 과장일까. 양극화의 배경에는 개인의 노력과 분발로는 어찌해 보지 못할 구조적인 결함, 불평등의 문제가 덫처럼 놓여 있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격차가 심화하고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더 나가면 사
여론
충대신문
2019.09.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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