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공연 윤리 위원회’의 음반에 관한 사전 심의가 결국 폐지되었다. 그것은 한국 대중 음악사뿐만 아니라 진보 운동사에도 커다란 획을 긋는 사건이었었다. 이제 누구도 음악을 검열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새 음반법이 발효되던 올해 6월, 주류와 비주류를 망라한 진보음악권 전체가 ‘자유&r
문화·문예
문화
1996.11.18 00:00
-
달력이 이젠 1장밖에 안 남았다. 벌써 11월하고도 중순이 넘었다. 차츰 한 해를 추스리기 시작해야 하는 요즘, 올해 대학가 뉴스 톱10을 뽑는다면 어느 것이 가장 큰 뉴스일까? 아마도 지난 8월에 있었던 연세대 통일투쟁이 아니었을까. 사상 최대의 구속자수를 낸, 현 정권의본질과 관제언론의 위력을 여실히 드러내주었고, 아직도 그 엄청난 탄압의 칼바람의 상처
문화·문예
박윤자 기자
1996.11.18 00:00
-
안녕하세요? 전 칠판이에요. 전 여러분이 내 얼굴에 적혀진 글을 보고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기쁘답니다. 하지만 요즘 전 계속 우울해요. 왜냐하면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내 얼굴을 닦아주지 않고 그냥 나가 버리거든요. 그래서 다음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도 내 얼굴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구요. 여러분, 수업이 끝나고 나가기 전에 잠깐 시
문화·문예
문화부
1996.11.18 00:00
-
현재 전국에 있는 씨네마떼끄 컬트와 씨네마떼끄를 지향하는 모임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네마떼끄인 문화학교 서울, 부산의 1/24을 비롯하여 6월에 생긴 대전의 씨네마떼끄 컬트, 광주의 영화로 세상보기, 청주의 씨네 오딧세이, 청주의 씨네 토크, 대구의 제7예술, 군산의 키노앤키즈등이다. 이들이 지난 10월 4째주 광주에서 연합모임을 가졌다.
문화·문예
문화
1996.11.18 00:00
-
임순례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 ‘세 친구’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그래서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영화다. 70년대 ‘고교 얄개’시리즈부터 빗나가기 시작한 한국의 청소년 영화는, 80년대에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rs
문화·문예
문화부
1996.11.18 00:00
-
□새책알림터여의도엔 무궁화가 없다 이책은 이 땅 모든 이들의 현재와 미래가 저당 잡혀있는 여의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권력과 결탁된 재벌언론의 야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뉴김으로 상징되는 새 시대의 지도자가 정계의 핵심으로 부각되었다가 재벌과 언론에 의해 무참히 거세되어 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그려낸 소설로 우리나라 정치 현실의 모순과 상업주의에 편승해
문화·문예
문화부
1996.11.18 00:00
-
나를 키워주는 여행 나는 우리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그래서 국내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런데 마침 우리학교에 유스호스텔이라는 여행동아리가 있어 나는 주저없이 가입했고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다녔다. 여행은 그냥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생활 양식, 문화, 사람들의 사고를 보고 들어 많은 것을 배우
문화·문예
나눔 글
1996.11.18 00:00
-
처음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공연 포스터들이었다. 지난 달 29일부터 마산에서 열렸던 ’96마산국제연극제에서의 공연을 끝낸 후에 모든 단원들이 집에서 쉬고 있기 때문에 청소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외에 무대장비와 소품, 이불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극단 ‘금강’이 있었
문화·문예
유택균 기자
1996.11.18 00:00
-
엄숙한 배움의 공간, 학내 수영장에서 여학생이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수십명의 여학생이 나체로 수영을 한다면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가뜩이나 과다노출 단속 운운하는 우리나라에서 아마 톱 화제가 됨은 물론이고 경범죄로 은팔찌를 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썸머 힐’에서는 오히려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면 규칙에 어긋난다. 성에 관한 아무
문화·문예
박윤자 기자
1996.11.11 00:00
-
백마 : 야, 이건 저기 문 앞에다가 붙이자. 탑지 : 어디? 저기 정문에말야? 백마 : 그래. 탑지 : 안돼. 요즘 학우들이 이런 행사 포스터를 아무데나 붙여서 우리 학교가 얼마나 지저분해 졌는지 몰라서 그래? 백마 : 하긴 오히려 더 거부감만 생기는 것 같아. 탑지 : 그래. 포스터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만 붙여야해.문화부
문화·문예
문화부
1996.11.11 00:00
-
차가운 주검 두 구가 더 이상 충대에 있기가 머쓱하다. 주검들을 기념하는 동산에 술취한 후배의 구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배의 혼을 위로하느라 최소한 꽃다발이라도 쥐어져 있었으면 모양새가 좀 낫겠는데. 선배의 몸위로 만취한 채 고래고래 최근 유행가를 불러주며 토사물들을 쏟아붓는 이가 너무 많다. 오원진, 윤재영군 열사들을 기억하는가. 윤재영 열사는 6
문화·문예
김혜령 기자
1996.11.11 00:00
-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지난 8월 발생했던 연대 사건때의 인권유린이나 아직까지 일제치하의 잔재로써 암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고문 그리고 불평등한 노동법 등 인간을 인간으로서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이런 곳에서 우리 주변에 판치는 헐리우드의 제국주의적 영화와 그에 따르는 가식적인 멜로, 폭력, 선정적인 영화는
문화·문예
유택균 기자
1996.11.11 00:00
-
제1학생회관 3층을 지나갈 때 드럼소리와 함께 ‘함성’이 들리는 곳이 있다. 그러나 노래 소리와는 달리 알고보면 매우 과묵하고 따뜻한 회원들이 있는 곳, 바로 노래패 ‘함성’이다. 노래패답게 드럼과 신디사이저, 기타가 있고 악보와 음악테이프 수십장이 책상에 꽂혀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시와 정기공연 포스터, 그리고
문화·문예
박윤자 기자
1996.11.11 00:00
-
태산같은 아버지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편지를 받았었지만 그 중에서 지금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편지가 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웠던 94년 겨울의 어느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는 청춘들이 모인 논산에서, 낯선 환경에 나를 적응시켜 나가며 사회의 티를 벗고 진정한 의미의 내 자신을 찾으려고 날마다 애쓰던 나에게 날아든 한 통의 편지가
문화·문예
문화
1996.11.11 00:00
-
뿌리깊은 눈물로 세운온갖 헛것들로 똘똘뭉쳐 꿈쩍않는돌탑의 옆구리를바람결로 쓰다듬다가주위를 뱅뱅 돌다가맨주먹으로 내리쳐피투성이 부끄러움을 보다가안타까이 속태우며발길질말 헤대다가쓰러지지 않는 옹고집의 아랫도리를흙묻은 곡괭이로 미친듯 헤치며울음 반 웃음 반으로 흔들다가새로운 탑을 세워야 할때묵은 어둠을 씻어내면먹장 구름속에 숨어있는한바탕 소낙비소낙비가 내리면매운
문화·문예
문화
1996.11.11 00:00
-
□비디오소개학생부군신위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한국전통장례에 관한 영화이다. 가뜩이나 우울한 계절에 칙칙하게 웬 장례식이냐고?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 영화는 장례식이라는 포장속에 가족과 인간이라는 푸짐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적당히 코믹하고 적당히 감동적이며 맛깔난 양념과도 같은 에피소드들이 영화를 이루고 있다. 장례식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문화·문예
문화부
1996.11.11 00:00
-
하나. 밤새 핏대 세워가며 술을 마신 다음날의 오후세상은 취해있을 때보다 훨씬 몽롱하다. 넘쳐 주체할 수 없었던 취기와 객기는 증발한채 옹송그려 누워있는, 무기력에 찌든 육체와 지끈거리는 편두통과 눈앞엔 온통 무채색의 낯선 풍경들. 잿빛 하늘, 잿빛 개천, 어딘가를 향해 일렬종대로 늘어서 있는 고층 아파트. 마치 그곳에 구원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helli
문화·문예
문화
1996.11.04 00:00
-
국화꽃에 담긴 후회 밤늦게 호출음성이 왔으나, 시험과 피곤함을 이유로 듣는 것을 뒤로 미루다 아침에 음성을 들으니 친구였다. 고3시절 야간자습시간에 뒤에서 선생님 몰래 만화책을 먼저 볼려고 다투었고, 입시 발표날 나보다 먼저 내 합격을 확인했던 친구. 늦게 군대가는 나에게 고참의 훈계처럼 가르쳐준 조언이나, 제대한지 얼마안된 3월, 새동네에서 만났을 때 반
문화·문예
문화
1996.11.04 00:00
-
-
사람은 살아가면서 대부분 직업을 갖게 된다. 직업을 갖는 우리에게 있어서 노동자라는 말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막노동판이나 공장 같은 열악한 작업환경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노동에는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이 있다. 그러므로 셀러리 맨이나 의사같은 속칭 ‘화이트 컬러’라고 지칭되는 부류의 사람들도
문화·문예
유택균 기자
1996.11.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