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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실패할 너에게. 벌써 2학기와 1년이 훌쩍 지나가고 길거리에는 새로운 1년을 맞이하는 소리로 가득해. 아, 지금 상황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아서 그러지 않은 것 같다고? 그래도 달력이 2022년으로 넘어가고 길거리엔 새해를 반기는 문구가 가득한 걸 보면, 지금이 8월은 아니라고 느껴지지 않을까? 나와 너 사이에는 큰 나이 차가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 그래도 차이점을 꼽자면 나는 내가 보낸 시간만큼 수많은 경험이 쌓였다는 것 정도겠지.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성공담만을 이야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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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2022.01.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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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난 얼마 남지 않은 21살을 매우 아쉬워하고 있는 일 년 전의 너야. 대전에서의 일 년이 지나간다. 그때쯤이라면 곧 3년 차 대전 시민이겠네. 이제 대전은 좀 익숙해졌어? 올해의 너는 많은 경험을 했어.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고 미친 듯 놀기도 했고 나름 공부도 했어. 실컷 망하기도 하고 잘하기도 했지. 다양한 일들이 많아서 21살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 아쉽기도 해. 지금 나는 고민이 많아. 이런 고민을 마주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하나야. 두려움, 앞이 보이지 않으니 무서울 수밖에. 너에게 이 고민의 답들을 물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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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2022.01.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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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소묘 한강 어떤 저녁은 피투성이(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 가끔은 우리 눈이 흑백 렌즈였으면 흑과 백그 사이 수없는 음영을 따라 어둠이 주섬주섬 얇은 남루들을 껴입고 외등을 피해 걸어오는 사람의 평화도,오랜 지옥도비슷하게 희끗한 표정으로 읽히도록 외등은 희고 외등 갓의 바깥은 침묵하며 잿빛이도록 그의 눈을 적신 것은 조용히, 검게 흘러내리도록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중 「저녁의 소묘」 소설 로 유명한 한강 작가는 소설보다 시를 먼저 발표했습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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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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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벌써 이렇게 끝나가고 있다. 2021이라는 연도가 익숙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나는 여느 때와 다르게,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있다. 올 한 해를 이르게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2021년에 대한 단상들을 쓰고자 한다. 1. 올해 초의 다짐은 ‘무조건 행복하기’였다. 그런 막막한 계획을 세우고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이제야 다시 그 다짐을 떠올리지만, 나름 그 다짐을 실천하려 노력했기에 마냥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2. 올해는 유난히 잃어버린 게 많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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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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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한 친구 S양에게. 친구란 뭘까? 언젠가 한 강의에서 누군가 친구와 동갑은 다르다는 말해준 적이 있어. 조금만 가만히 생각해 봐도 동갑과 친구는 다른데, 괜스레 그분의 인생관을 들으며 ‘맞는 말인 건 알겠는데, 굳이 저렇게 열심히 이야기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지.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친구’가 만들어지게 되지. 그리고 대학교에 오게 되면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친구들이 생기게 되는 것 같더라. 예전에는 대학교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라느니 하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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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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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의 회귀, 요즘 많이 듣는 단어 중 하나이다. 하지만 무언가 변화했던 자리를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형체가 있어 만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당연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비슷하다. 한평생을 같이 있어 줄 것 같았던 친구와 인연을 마무리하게 되고, 가볍게 시작했던 인연이 생각보다 내게 오래 남아 있다. 내가 아무리 모질게 대해도 곁에 남아 준 사람이 있고, 내가 정성을 다해도 나를 떠나는 사람이 있다. 적어도 내게는 ‘떠나도 되는 인연’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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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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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숲 황인찬 쌀을 씻다가창밖을 봤다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옛날 일이다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아침에는 아침을 먹고밤에는 눈을 감았다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함께 곧 12월이 다가옵니다. 저는 겨울 하면 먹먹한 쓸쓸함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이번 연재는 그 쓸쓸함과 어울리는 시입니다. 이 시의 상황은 이러합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무화과 숲으로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았고, 화자는 쌀을 씻으면서 그 숲을 봅니다. 그리고는 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지요. 밤에는 눈을 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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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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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예전처럼 시를 자주 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자려고 누웠다가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시를 쓴 적이 왕왕 있었는데 그런 기분이 오지 않은 지 꽤 된 것 같다. 최근에 작년에 썼던 시들을 읽어봤다. 괴로운 시간을 보낼 때만 나올 수 있는 글들이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그때는 내 기분을 제대로 털어놓을 수 있는 방법이 시밖에 없어 치열하게 글을 썼던 것 같다. 오랜 고민 없이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줄줄 써 내려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고, 그래서 자주 썼던 작년이었다. 웃기게도 그때의 글들이 퍽 마음에 들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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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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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살아온 날들은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헤매었으나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어느새 시월의 중순입니다. 이번 연재에서 다룰 시는 기형도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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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2021.10.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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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햇살이 무안하게 떨어지는 물든 나뭇잎 사이로 가을이 물들어 가고 있다. 아침마다 피부로 느껴지는 다소 차가운 공기는 이제 눈앞까지 다가온 가을의 존재를 실감하게 한다. 오락가락하며 옷차림을 곤란하게 하는 변덕이 있지만 나는 이 계절을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을의 변덕을 용서할 수 있는 것처럼 애정이라는 감정은 신비롭다. 이유도 분명하지 않은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 대상이 계절이 될 수도, 음식이 될 수도, 강아지가 될 수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좋아할 대상이 많다는 점은 우리의 얼굴에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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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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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한 번쯤은 다시 찾아오길 바라는, C군에게“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 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대사 중 하나지. 아마 너도 한 번쯤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나는 이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가 기적이야”라고. 사랑은 누군가에겐 행복이자 아픔이고, 기쁨이자 슬픔이겠지. 그건 너에게도, 나에게도 마찬가지고. 벌써 2년 가까이 연애를 안 하는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것도 참 재밌는 상황이긴 하지만. 나는 옛날부터 연애를 꼭 해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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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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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 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곳에 편지를 쓴다. 일기는 그런 거니까. 보내지 못할 편지라든가 다시 읽지 않을 마음들을 쓰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내일모레는 상담을 받는 날이다. 언젠가 상담 선생님께 내가 너를 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흐르지 않을 것 같던 눈물을 처음으로 흘린 날이었다. 그동안 상담 선생님 앞에서 우는 것을 창피하다 생각했던 나는 상담실 책상 가까이 있는 휴지를 쓰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여겨왔었다. 그런데 그날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내가 울어버린 것이다. 생각지 못한 시점에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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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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