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 진부한 서두가 몇 가지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라든지 ‘21세기는 정보화의 시대이다’와 같은 것들이다. 그러한 글에서는 보통 요즘 주목받는 문화콘텐츠라든지 미디어, 혹은 플랫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세상은 언제나 변화한다고 하지만, 세상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 이상 이것이 변화한다는 것은 ‘정보화’나 ‘문화’는 다른 무언가들 위에 놓였다는 뜻일 것이다. 한병철은 현대사회를 진단하며 넘쳐나게 된 정보와 스토리 밑에, 서사가 있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정보와 스토리의 시대일수록, 서사는 위기를 맞이하고
크리스마스. 참으로 희망찬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디 종교성이 강한 행사였지만 지금은 종교의 여부를 막론하고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니, 그리스도 또한 기뻐하지 않을까요? 평소 사람 많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저이지만 이런 날 만큼은 희망찬 공기 속으로 저를 내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마 이쯤 되면 당연히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리라 기대하셨겠지만, 남들 하는 건 이상하리만치 피해가고 싶은 홍대감성의 소유자로서 이런 일반적인 전개방식을 고수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네, 평소처럼 홍민기의 일상 이야기입니
우리 눈에 비치는 것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가장 쉽게, 그리고 영원히 담을 수 있는 방법 중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여러 멋진 방법 중 사진을 찍는 모습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사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전문가 정도가 되어야 사진기를 사용한다는 인식이, 휴대폰 카메라의 발전으로 다양한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달라진 것으로 사진에 대한 접근성과 개방성이 높아진 현재의 문화가 그 근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이라는 물체 그 자체로 간직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기억과 찰나의 감정들을, 우리 각자의
엄기범 (철학·4)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아침 창문 너머로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었고 하늘엔 눈송이가 천천히 떠다녔다. 평화로웠다. 어떤 걱정도 쓸모없다는 듯이. 한동안 놓지 못했던 복잡한 마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옷을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갔다. 좀처럼 눈을 보기 힘든 지역에서 자랐다. 눈이 쌓이는 것을 보기도 힘들뿐더러 아주 조금 눈이 흩날려도 휴교하고 놀러 나가는 곳이었다. 먼지처럼 흩날리다 사라져 버리는 눈에도 신나서 뛰어놀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런 날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대전에 올라온 지 꽤 된 지금도 눈이
*동명의 소설 제목에서 차용했다. 내년 4월 초에 호주로 출국하는 비행기표를 샀다. 만 31살을 한 달 남겨두고 급하게 신청한 워킹 홀리데이 비자 때문이다. 1년간 머무르며 8월의 겨울은 어떤지 겪어보고 시급 2만 원으로 번 돈이 통장에 들어오는 놀라움도 맛보면서 그곳이 살만한 곳인지 확인해 보러 가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계획이 세워져 있어서 다가오는 2024년 계획은 새로 세울 일 없이 생각한 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살만한 곳이라면 거기서 다시 학사를 따고 취업해 이민할 예정이고,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면 우리나라로 돌아와
지난 한 해 우리 대학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중 중요한 사건은 현 총장이 촉발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공식화와 ‘글로컬 대학 30’ 사업 탈락, 제20대 총장 선거일 것이다. 현 총장은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재도전할 것이며 그와는 별개로 통합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차기 ‘글로컬 대학 30’ 사업을 준비하면서 무학과 제도, 학과 통폐합 등의 학사 구조 개편과 특성화 분야 육성 등의 내부 혁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의 급감과 장기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 악화가 가속화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2023년 한국 영화의 대미를 장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신군부 세력의 군사 반란을 그 배경으로 한다. 유신체제가 붕괴하며 프라하의 봄처럼 서울에도 봄이 찾아올 것이라 믿었던 국민들의 소망은 신군부의 반란으로 짓밟힌다. 역설적이게도 학보사는 이 당시 가장 찬란했다. 기성 언론이 정권의 탄압 속에 검열받자, 학보사가 언론 기능을 대신 수행하며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찬란했던 학보사는 옛 추억 뒤편으로 사라졌다. ‘학보사가 위기다’라는 말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그리고 이러한
최근 들어 인기 미디어 플랫폼 유튜브에서 ‘술 먹방’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술 먹방은 술을 마시면서 방송한다는 것을 줄인 말로 콘텐츠에서 음주 장면이 나오는 경우에 해당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TV 프로그램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건전성)에 따라 방송에서 음주 내용을 다룰 때,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게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반면 유튜브는「방송법」상 방송으로 취급받지 않아 해당 미디어를 통해 등장하는 음주 장면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부에서 규정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
며칠째 극렬한 두통이 그를 방문했다. J에서 비롯된 기억의 상흔이 깊게 짓눌리는 듯했다. 그는 그 고통을 자신이 그만 J를 떠올려 버렸기에 겪어야만 하는 것이라 여겨 두 팔을 벌려 품어내려 했지만 도가 지나친 거대한 아픔이었다. 참다 못해 방문한 병원에서 뜻 밖의 원인을 제시했다. 그를 괴롭힌 고통의 뿌리는 맞물릴 곳 없이 뻗어 자라난 오른쪽 위 사랑니였다. 맞물려 부딪혀야 할 아래 사랑니 없이 끊임없이 자라나 신경을 건드렸고 그것이 극심한 편두통을 유발했다는 진단이었다. 워낙 깊게 뿌리를 내린 녀석이기에 뽑아내도 흔적을 남길 것이
2024년 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된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1년 9월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의 후속작이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28일 만에 누적 시청 16억 5,045시간을 기록했고,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총 6개 부문을 석권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넷플릭스 내부 문건과 시청자 수를 통해 예상한 결과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무려 8억 9,110만 달러(약 1조 520억 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황동혁 감독은 흥행 수익을 나눠 받지 못했다. 비단 황동혁 감독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가
A. 빵 선호 유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시장 독점 등이 그 이유다. 짭조름한 소금과 부드러운 버터 향이 일품인 ‘소금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이 빵의 가격은 3~4,000원이다. 소금빵 하나를 110엔(약 1,000원)이면 살 수 있는 옆 나라 일본과는 대조된다. 실제로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2019년 발표한 전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kg당 빵 가격은 평균 15.59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위를 기록한 뉴욕(8.33달러)의 약 두 배가량
Q1. 현재의 우리 학교를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차별화된 정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Q2. 대학 운영의 비전과 철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Q3. 지방 대학의 위기에 대비하는 내,외부 혁신 방안이 있다면? Q4. 우리 학교의 연구 성과가 저조한 이유를 무엇이라 보며, 연구 성과를 높일 방안이 있다면?Q5. 학내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1번 김정겸 후보자 ① 우리 학교의 핵심 현안은 정부의 지거국 역할과 거버넌스 변화 요구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에 능동적·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메가
지난 7일, 우리 학교 제2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이하 총장 선거)의 후보(기호순 표기)로 ▲김정겸(사범대학 교육학과) ▲임현섭(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학과) ▲이영석(공과대학 응용화학공학과) ▲김규용(공과대학 건축공학과) 4명이 확정됐다. 총장 선거 후보 선출 이후 우리 학교는 지난 15일에 총장 선거 제1차 공개토론회(이하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개토론회는 ▲후보자 모두 발언 ▲공통 질문 ▲후보자 상호 토론 ▲마무리 발언 순서로 진행됐으며, 공통 질문에서는 ▲대학혁신 ▲후생복지 ▲교육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추후 제2차
제55대 총학생회 회장단 총선거 ‘선율’ 선거운동본부(이하 선율)가 개표 결과 당선이 확실시됐다. 지난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 결과, 전체 유권자 수 1만 6,184명 중 50.13%(8,113표)의 투표율로 찬성 88.39%(7,171표), 반대 6.63%(538표)로 집계됐다. 이번 총선거에서 선율은 선거 운동으로 대행진을 택해 학우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개표 가능 기준선(50%)을 간신히 넘겼다. 선율의 공약은 ▲교육 ▲문화 ▲복지 ▲소통 ▲시설 ▲안전 등 총 여섯 부문으로 구성됐다. 부문 내 대
지난달 18일, 우리 학교 이진숙 총장은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치과대학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우리 학교는 총동창회 동문의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치과대학 설립 추진을 본격화했다. 현재 우리 학교가 위치한 충청권은 타지역과 달리 국립대학교 치과대학이 부재한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충남대학교 치과대학 설립 추진 위원회’가 구성되며 치과대학 설립의 첫걸음을 뗐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반대와 학내 다른 사업에 밀려 보류됐다. 그러나 올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기조와 함께 우리 학교 또한 치과대학 설
우리 학교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문의 도로 확장 공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해당 공사는 죽동에서 학교로 차량이 진입할 때 차로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오인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고 교통 혼잡을 해소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 공사로 차량 진입 사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통행 차량이 늘어 보행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과 불편함도 증가했다. 현재는 횡단보도 B를 건너는 보행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서문은 정문이나 동문과 달리 출입구와 차단기 간 거리가 멀어 진입하는 차량이 학내 규정 속도(30km/h)에 맞게 속도를 줄이지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과에서는 학사학위논문(이하 졸업논문)을 졸업 요건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졸업논문이 학부 과정을 돌아보며 전문성을 고취하고 내실 있는 학문 연구 경험을 쌓는다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졸업 요건 달성을 위한 형식적 의례 중 하나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효성 문제의 원인으로는 체계적인 논문 교육 과정의 미비함이 꼽힌다. 학사지원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일부 학과의 전공 과목, ‘공학논문작성과 발표’의 교양 과목을 제외하고 논문 작성 관련 교과목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 학교 생화학
우리 학교 소프트웨어 관련 교양교과목 중 ‘컴퓨터 이해와 활용(이하 컴이활)’은 지난 1학기 말부터 시험을 분반 통합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분반 교수들은 해당 과목을 통해 학우들이 숙지해야 할 내용을 개별 출제하고 검증하는 단계를 걸쳐 최종적으로 분반 통합 시험 문제를 확정한다. 하지만 지난 달 21일에 시행된 해당 과목의 중간고사를 응시한 학우 중 일부는 분반에 따라 강의 내용에 차이가 있어서 배우지 않은 내용이 시험 문제로 출제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학교는 2021학년도 이전 입학자에 대해서 소프트웨어 관련 교양 또는
우리 학교는 내년 8월 서울대, 충북대 등 7개의 대학이 캠퍼스를 공유하는 ‘세종 공동캠퍼스’에 입주한다. 공동캠퍼스는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지원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융합 교육·연구를 하는 신유형의 대학 캠퍼스다. 입주 기관이 임차료를 내고 이용하는 ‘임대형 캠퍼스’와 분양받아 직접 캠퍼스를 건설하는 ‘분양형 캠퍼스’로 구성된다. 그러나 공동캠퍼스 이전비 확보 문제로 입주 예정 대학 모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국립대의 경우 교육부 지원이 필수적이라 재정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우리 학교의 공동캠퍼스 예산도 아직 편성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