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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할머니 눈 쌓인 언덕도 지나고 돌사이로 얼음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도 들으며 걸어왔다.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걸어왔는지 어디까지 가야하는 지도 모른체 엄마와 아빠의 손에 매여 무작정 걷기만했다. 다리 아프다고 떼를 쓰는 나에게, 저언덕만 지나가면 된다는 엄마의 말에 힘을 내어 저 만큼 뛰어가지만 이내 지쳐 다시 떼를 쓴다. 춥고, 배고프고 힘든 길을 걸을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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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진(불문ㆍ2) 녹두밭 웃머리에도 콩이 자랄 수 있단다. 물줄기 세게 비오는 날이면 외려 씻기고 내려 자갈밭이 되는 녹두밭 웃머리에도 콩이 자란단다. 주렁주렁이 너무 많이 달림에 서로 다리 토닥거리길 좋아 애고다리 콩이라 불리우는 그런 콩들이 자란단다. 깍이고 내려 자글자글하는 그곳에서도 바람만 불면 언제든지 시퍼런 가슴 톡톡 터쳐버리는 애고다리 콩들이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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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학력고사가 끝나고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교정에 앙상하게 메말라 있는 겨울나무가 누렇게 빛이 바랜 잔디밭 위에 서있었고 겨울 삭풍이 흥분과 초조로 달아오른 얼굴을 날카롭게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합격자 발표는 예정된 시간을 겁도없이 초과하고 있었다. 갑자기 「얼쑤」하는 소리가 「덩 덕기 덩 닥」의 규칙적인 장고소리와 함께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위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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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추석한가위의 넉넉함과 풍성함을 예찬한 우리네의 옛말이다. 그러나 추석명절은 서로 떨어져 있던 가족ㆍ친지들이 만난다는 애틋한 정 말고는, 무언가 썰렁하고 어깨저린 시름들만이 훵하게 뜬 보람달아래 널부러져 있을뿐이다. 무엇 때문일까? 치솟는 물가폭등과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로부터 오는 고통들, 내동댕이 쳐져만 가는 농촌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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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규(국문ㆍ교수)「모래여 모래여」를 읽고 80년대의 한국의 문학을 보며 괴로운 현실속에서 태어난 괴로운 문학을 목격해야 하는 괴로움에 당혹을 금치 못한 비평가가 있었다. 과연 괴로운 현실속에서는 참된 서정시집이 나올 수 없는 것일까? 금번에 간행된 최원규 시인의 시집「모래여 모래여」는 괴로운 현실속에서 30년간일관되게 추구해온 서정시를 직접 보여주어 이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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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가도 사람생각하지요 재미언론인 조광동씨가 북한을 방문하고 쓴 방문기이다. 저자는 「불신의 거대한 벽도 개미구멍같은 작은 틈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소박한 확신을 가지고 글을 썼다.」고 밝힌다. 남북의 어느 체제가 우월한가 보다는 북한동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것에서 일어나는 기자 내면의 공감과 갈등이 솔직히 씌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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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동시가입, 만장일치 통과」축제 분위기 연출 등 예전에 없이 통일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일 TV에는 「북한 실상 알기」의 방송 프로그램 성행과 9시 뉴스는 「땡」하기가 무섭게 노대통령의 미소속에 멘트가 흘러나오는 이른바 「땡!노」뉴스가 기승을 부린다. 즐거운 한민족 축제라 하는 이 UN동시가입 확정ㆍ기념 기간에 국내적으로는 매우 기이한 현상이 나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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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때 방안에 가득한 향냄새는 언제나 경건함을 자아낸다. 그속에 조상을 생각하는 자손들의 마음이 듬뿍 배어 있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그렇다. 물론, 제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제사라는 것이 먼저 가신 분들과 끈끈한 정도 이을 수 있으며, 그분들을 생각하고 추모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면에서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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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과 한가위 붉은 빛을 띄며 감이 익는다. 나무끝 저만큼 영글며 매달린 붉은 홍시를 보면 새삼 가을을 느끼게 한다. 벌써부터 고추 잠자리가 날아다니고 날씨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 한가위! 그나마 핵가족이 된 이후로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진 친족들이 이날을 빌미로 모두 고향에 모여든다. 손에 손에 가득 든 선물꾸러미에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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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문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끼친 폐해를 다룬 「은마는 돌아오지 않는다」의 감독 장길수가 이번에는 해외입양아의 문제를 다룬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의 감독을 맡았다.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은 스웨덴에 입양된 수잔브링크의 성장과정과 친모와의 재회를 통하여 해외입양아의 문제를 해석한 작품이다. 해외에서 수잔브링크는 부모, 친구, 애인 모두에게 버림 받은 미혼모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2.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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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1일 카톨릭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시나브로」가 준비한 이 공연은 오태석씨의 희곡을 원작으로 신현필(농화학ㆍ3)군이 연출을 맡고 있다. 이 극은 해방직후 어촌에서 가지고 있던 서로의 끈끈한 정과 집단의식을 기본정서로 진행되고 있어 각박한 현실에서 토속적 냄새가 새롭게 다가옴을 느낄수 있다. 어수룩하고 굼뜬것 같으면서 소심한 일렬, 유약하고 바람기가
문화·문예
박빈희 기자
2013.02.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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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경제학회 경제학회는 학생회산하 학술부, 편집부, 문화부로 구성되어 있다. 학회의 활동은 크게보면 민중들의 인간다움 삶을 모색하고, 작게는 과학우들의 고민을 함께하며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학습해나가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는 학회전체 구성원이 모여, 학우들이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에 어떠한 활동을 해야할 것인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1.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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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흙가루 밥에 풀잎반찬을 가지고 소꼽놀이를 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양지바른 곳에 친구와 아무렇게나 자라난 풀잎과 흙가루 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왔던 그 시절. 어른의 세계에 대해서 아는 것 없어도, 세상의 주인이 무언지 잘 몰라도 사심없이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시절. 지금의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향수에 젖어사는 애늙은이라는 말을 듣기 안성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1.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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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간 자체의 사회만이 아닌 또 다른, 즉 인간의 창조에 의해 나타난 전유물과의 공존을 통한 생활로써 물질문명의 아기가 낳은 편리속에서 우리는 익숙해진 삶의 방식을 기계와 함꼐 부합되어 살아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 생활의 필수라고 불리우게된 컴퓨터는 일상생활의 전반에 걸쳐 사용되어지고 있다. 점점 빠른 속도로 발달해 가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1.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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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올해가 이제 그 끄트머리까지 다달았다. 영화 한 편, 연극 한 편 볼 여유도 없이 숨을 가쁘게 몰아 쉬어가며 일해야만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웃들이 훨씬 더 많은게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91년은 연극 영화의 해였다.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텐데 두가지 사건이 올해가 연극영화의 해임을 대다수의 사람들에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3.01.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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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과연 인가? 지난 한해동안에도 등 풍성한 창작물들이 나왔는데 라는 말이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새롭게 진행되는 문학적 변화들에 대해 일부 논자들은 라고 소리높여말한다. 그렇다해도 가 아니라 언제나 그렇듯이 급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2.12.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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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이 저물어갈 즈음 사무실에서 을 가졌다. 민족문학작가회의, 교육문예창작회, 김진경시인, 김형수시인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라며 어느 한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2.12.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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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미적 감수성이 있다. 시민회관ㆍ문화원ㆍ방송국등에서 사시사철 전시회가 마련되어지고 그곳에서 엄청난 공을 들인 조형적ㆍ기교적 고민이 역력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체관람이나 자축의 시간이 아닌 경우 그곳에 들러 그 것을 감상하며 한가로이 즐기는 사람은 적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적으며 왜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해가 안된다라고 이야기하는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2.12.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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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눈은 안 오고 비만 축축한 겨울이다. 묵직한 회색빛 구름만이 텅비어버린 캠퍼스를 가득 채우고 학교 구석구석을 오르내려야하는 나와 함께 한다. 사람들은 속속 집으로 고향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라져 간다. 이맘때면 누구나가 지난 1년의 계획과 의미있는 만남에 대해 스스로 뒤돌아보게 된다. 발자욱 남기며 걸어 왔던 지난날들이 갈짓자로 휘청대며 걸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2.12.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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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에게 바라는 마음 지난 연말 우연히 본 노상좌판 위의 연하장이 생각난다. 수백마리의 원숭이가 서로 엉켜 사과 하나를 집기위해 애쓰던 그림이었다. 원숭이는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서로간에 우애가 깊고 협동심이 강한 동물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만 생각하다보면 사과하나는 수백마리의 원숭이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문화·문예
충대신문
2012.12.24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