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날 때 공감’이라는 글을 봤다. 부모님에게 꾸중을 듣고 있을 때 바닥무늬를 곰곰이 보게 된다는 글인데, 꽤 공감을 산 글이다. 우리는 평소에 바닥을 볼 일도 없기에 바닥의 무늬에 딱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물론 바닥이 의도를 가지고 특정 문양을 넣은 것이 아니면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어떤 물건, 문구, 사람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던 특징과 의미를 알게 된다. 다시 본다는 말이 이런 건 가 싶다. 내가 계절학기 수업을 들을 때는 세종에서 통학을 했다. 세종에서 우리 학교로 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면 유성온천역에서
기자는 지난 3월 22일 서울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렸던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내한 연주회를 다녀왔다.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이후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군림하며 최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짐머만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제 3번, 쇼팽 스케르초 전곡과 앙코르로 쇼팽의 마주르카 14, 15, 17번을 연주했다. 컨디션 난조로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깐깐하기로 유명한 짐머만이 콧물을 훌쩍이고 관객들과 농담을 하며 소통하는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 요즘 드는 생각은 ‘저 말처럼 맞는 말이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다는 것, 즉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을 들어본다는 것이다. 물론 중립을 지킴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피해 역시 존재하지만 적을 만드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기자는 어릴 적부터 중립 지키는 것을 어려워했다. 평소 친화력이 좋아 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했지만, 그에 따라 갈등을 겪는 일도 많았다. 갈등 상황에서 기자도 사람인지라 조금 더 친한 친구 말을 우선적으로 들어줬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도하지
요즘 욕을 보고, 듣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내가 욕의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떠있는 욕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SNS, 축구 경기장, 그 경기로 인해 휴지가 된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의 입, 실패가 수 놓인 수강신청날의 PC방, 그리고 그 한 켠에서 게임을 하다 패배한 내 입. 어디에나 있다. 물론 아무 데서나 할 일은 아닌 욕이고, 안 하면 안 할수록 좋은 욕이지만, 이미 입에 붙어버렸다면, 괴로운 상황에서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번 뱉고 털어버릴 수 있다면 나름 괜찮다 싶다. 실제로도 영국에서 정제된 욕은 일시적 진
기자는 1학년때 단순히 학군단 제복을 입은 선배들의 모습이 멋있어서 학군단에 지원했다. 또한 군사학과 특성상 운동 등의 노력을 평소에 한 탓에 한 번에 붙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군인 정신은 존재하지 않았고 ‘군 생활 동안만 버티자’라는 마음이 제일 컸다. 남북의 화해 무드로 인해 군대와 전쟁을 중요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였다. 솔직히 이번 기초군사동계훈련을 다녀오기 전까지 이런 마음이었지만 훈련을 수료하고 사관후보생이 된 후 기자의 이런 마음은 차차 변하기 시작했다. 아침 6시30분, 사회에서는 편하게 잠들
과거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먹고 살기 위한 생계유지에 급급하였고,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의상과 활동에 집중하였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IMF 이후 경제적인 안정을 되찾고 자본주위 사회에 근본인 여분생산물이 생겨나면서 미적인 요소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다. 특히 의료 기술이 많이 발달하여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외모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풍토가 흘러가면서 남성들은 남성미와 개성을, 여성들은 여성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갔다. 하지만 인간은 개성을 추구하고 싶은 욕구가 기본적으로 있기에 앞서 말한
가짜뉴스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이 아닌 지어낸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마치 사실인 것처럼 여겨지는 현상은 오래 전부터 유언비어라는 용어로 문제시 되어왔다. 요즘 이야기되는 가짜뉴스는 예전의 유언비어에 비해서도 더욱 악성이다. 유언비어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옮겨졌기 때문에 확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 범위도 제한되었던 반면, 가짜뉴스는 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면서 국가의 경계까지 넘어서는 엄청나게 넓은 범위로 퍼져나간다. 가짜뉴스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2월 25일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학교를 떠나 이제 사회로 나아가는 졸업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이 긴 호흡으로 삶을 설계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직하고 곧 결혼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경력이나 경험 없이, 긴 시간의 취업 준비 없이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는 심대한 경제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저출산
충남대학교 대덕캠퍼스는 1978년에 공업교육대학이 보운캠퍼스에서 처음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벌써 불혹의 나이에 이르고 있다. 사람이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처럼 이제 충남대학교를 대표하는 대덕캠퍼스도 캠퍼스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그리고 캠퍼스와 함께 매일 매일 생활하고 있는 우리 충대인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책임을 저야 할 나이이다. 얼굴 뿐만 아니다. 멀쩡한 외모만큼 지내보면 편하고 따듯한 사람이 있고 외모는 멀쩡한데 지낼수록 짜증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캠퍼스는 그
시대가 어렵거나 삶이 고달플 때면 사람들은 늘 새로운 지도자나 탁월한 리더십을 갈망해왔다. 그러한 지도자나 리더십에 대한 갈망은 내 존재의 미약함이나 내 의지의 박약함을 극복하고 기꺼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람들의 집단적 결기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둡고 고된 여정에 빛을 밝히고 자신감 있게 당당히 앞서 걸어 나가는 지도자의 시대적 메시지는 언제나 그 국민적 열망을 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절대적인 구원의 언어로서 끊임없이 되뇌어졌다. 하지만 그러한 시대의 열망이나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읽어 내거나 충분히 담아내었던 지
#5 한 가정의 가장의 관점에서계속 말했듯이 보건계열에만 초점이 치우친 것 같아, 대상을 바꾸어서 이번에는 학생과 의료계열소속이 아닌 행정학 교수님을 만나 뵈었다. 설명에 따르면 국가 차원에서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의 방지와 지역개발 및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 특별자치시를 설치한다는 특별법을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상당수의 서울의 정부기관과 민간기관이 이전했는데, 그럼에도 상당수의 임직원들은 거주지를 서울에 유지하고 있는게 다반사라고 하셨다. 또한 생각해보면 각기 소속지역을 갖고있는 국회의원들도 지방의 의원 이어도
지난달 20일 대학본부 별관 앞에서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교수회 의견 반영에 대한 우려와 사실 확인에 대한 집회가 ‘대학민주화를 위한 충남대학교 구성원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열렸다. 이에 오덕성 총장은 “공동대책위원회에서 우려한 교육공무원법을 준수한 직선제는 어느 한 직능단체에 치우친 것이 아니며 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답하며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학칙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공동대책위원회가 목표했던 성과를 거둔 셈이다. 공동대책위원회에 총학생회가 포함되어 있고
어느새 새내기로 학교에 입학하고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장 굳게 결심했던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기자는 사실 대학 입시를 포기했고 이로 인해 꿈도 같이 접었었다. 그런데 1년간 휴식기를 가지며 생각의 변화가 생기면서 대학에 갑작스럽게 들어오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 들어오게 된 것이 기자 본인에게 정말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어진 그 기회들을 모두 잡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경험해보고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이상재 선생은 1927년 ‘조선 청년에게’라는 연설에서 자신에게는 조선 청년이 다음 세계를 통일하여 안정시킬 것이라는 제일 큰 희망이 있으며, 그것은 조선 청년이 세계 다른 나라의 청년보다 뛰어난 도덕심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선생은 도덕이 없어져 일상 남은 사랑하지 않고 제 이기심만 채우려 물질만 추구하는 까닭으로 악화되어 가는 세계에서, 조선 청년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남을 해치지 말라거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도우라는 가르침을 받았기에 도덕심이 크다고 믿으셨던 것이다. 필자는 이상재 선생처럼
먹는 행위는 많은 것을 포함하는 복합문화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식생활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의 공급은 기본이고, 밥상공동체를 통한 예절교육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적인 감각, 식재료의 다양한 활용을 통한 창의성, 베품의 미덕 등 많은 것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삶의 큰 요소였다. 그러나 점차 가족이 해체되고 먹거리 생산의 변화, 식품산업의 발전, 문화의 융합, 국가 간 교역의 증대 등 수없이 많은 요인에 의하여 식생활은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변화되어 갈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SNS가 발전하면서 소위 ‘
#2 인 서울‘인 서울’ 대학입시를 경험한 우리들은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일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며, 대다수의 수험생들의 선망지이다. 왜 우리는 서울을 선망했을까, 왜 인 서울이라는 단어가 위화감이 없이 쓰이는 것일까. 답은 ‘좋은 대학들이 즐비해 있어서’가 제일 주요한 답일 것이다. 그럼 왜 좋은 대학이 서울에 몰려 있는가. 이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인 문제일수도 있다. 그 근원과 문제를 논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사회에는 서울 주요 대학을 졸업한 인사들이 주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 대다수에 움직
정신없이 달려왔다. 유난히도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한 해였다. 한반도에 재난처럼 들이닥친 미세먼지에 국민들은 한 해 동안 몸살을 앓았다. 지난 7일에서야 국회에서 미세먼지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대책 촉구 결의안이 의결됐다. 불길처럼 확산됐던 각계·각층에서의 미투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은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한편 무고한 시민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들의 애도와 공분이 120만명의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렸던 남북의 대화국면은 어느덧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친지 오래이다. 미디어에
당신은 신을 믿는가? 기자는 종교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정 분위기 속에서, 종교와 상관없는 사람으로 자라왔다. 교회에서 나눠주는 작은 성경책을 가지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님께 크게 혼나야 했고, 친구가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으셨다. 아마도 어머니가 젊은 시절, 사이비 교인들에게 피해를 보셨던 아픈 기억 때문이셨으리라. 어쨌든 기자는 무신론자로 자랐다.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철학을 배우며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니체의 철학을 접한 후로는 더더욱 신을 부정하게 됐다
“총장임용후보자의 선정은 선거가 아닌 방식으로 하되, 이에 관한 사항은 따로 정한다.” 우리 학교 학칙 제3조제2항 내용이다. 이제는 ⌈교육공무원법⌋ 제24조(대학의 장 임용)제3항제2호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에 따라 총장 직접선거 도입으로 대학 민주화를 이루어야 할 때가 왔다. 최근 이 개정을 두고 전교교수회(이하 교수회)와 대학본부는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교수회는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하여 교원 투표를 실시(4. 24~26)하여 투표 참여자의 89%(542명)가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를 어떤 시대라고 불러야 할까요? 자본주의시대? 소비문명의 시대? 신자유주의시대? 이렇게 지칭되는 시대는 모두가 욕망을 인간의 본질로 보고, 욕망 충족을 위한 인간 사이의 무한 경쟁과 자연에 대한 정복과 착취를 정당한 것으로 봅니다. 무한 경쟁은 사람 사이의 갈등과 투쟁으로 이어지고, 자연에 대한 정복과 착취는 자연생태계 파괴를 야기하면서, 상처와 아픔과 공멸과 죽음이 지배하는 어두운 사회를 동반합니다. 이러한 시대는 우리에게 ‘사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가?’라는 근원적인 물